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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이 유튜브에 연 라이브 클럽
이 주의 유튜브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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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후령, 남선우(‘씨네21’ 기자), 백설희(작가, 칼럼니스트)
디자인MHTL
사진 출처자우림씨외2명

‘자우림씨외2명’
송후령: “유튜브는 요즘 애들이 하는 거야. 자우림 때는 유튜브 같은 것 안 했어. 싸이월드랑….” 데뷔 30년 차 밴드 자우림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이선규가 말한다. 하지만 보컬 김윤아는 “유튜브 시대”이기에 30년 차 자우림도 유튜브 ‘자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윤아가 판을 깔았다면, ‘자우림씨외2명’은 군말 없이 따라야 하는 법. 그들은 느닷없이 페이크 다큐로 채널을 열더니, 헤드라이너로 선 페스티벌 무대 위에서 유튜브 구독을 독려하고, 급기야 백스테이지에서는 후배들에게 전단지까지 돌렸다.

이날 받은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10CM가 첫 회 게스트로 출연한 ‘클럽곡소리’는 데뷔 전 홍대 앞 음악 클럽 ‘블루데빌’의 목요일 밴드였던 자우림이 유튜브에 연 라이브 클럽이다. 자우림은 10CM와의 대화에서 “순대국”과 “사글세”라는 가사를 예로 들며 그의 대표곡 ‘아메리카노’가 사실은 펑크 장르임을 짚어낸다. 그러자 10CM는 “펑크라고 생각하고 썼고 그걸 어쿠스틱으로 표현한 데 의의를 둔 곡”이 맞다며 놀라워한다.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원작자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본 셈이다. “이제 클럽이라고 하면 아무도 라이브 클럽이라고 생각 안 해요.” 10CM가 코너명의 ‘클럽’이라는 표현에 반가움을 표하듯, ‘클럽곡소리’는 음악과 이야기가 함께 오가던 1990년대 라이브 클럽의 풍경을 소환한다. 

다시 문을 연 라이브 클럽을 채우는 것은 이 시대의 음악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얼굴들이다. “지금 XLOV라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수레바퀴는 제대로 궤도에서 돌기 시작했어요. 모두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김윤아가 젠더리스를 지향하는 그룹 XLOV에게 건넨 말처럼, 자우림이 게스트의 음악을 직접 커버하는 ‘클럽곡소리’의 고정 코너 역시 다음 세대의 음악을 향한 지지와 응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면모는 자우림의 음악이 끊임없이 변화하며 이어져 온 동력이자, 그들이 유튜브를 시작한 목적과도 맞닿아 있을 것이다. 새로이 발을 들이는 이들의 목소리를 품어 그려낼 자우림(紫雨林)의 다음 풍경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경주기행’
남선우(‘씨네21’ 기자): 경주로 떠나는 여행. 경주를 기리는 동행. 경주네 가족의 기행(奇行). 어느 쪽으로 읽어도 말이 되는 영화 ‘경주기행’은 8년 전 수학여행에 갔다가 살해당한 막내딸 경주의 복수를 위해 엄마 옥실(이정은)과 세 딸 장주(공효진), 영주(박소담), 동주(이연)가 경북 경주로 향하는 이야기다. 그들이 모는 낡은 봉고차 트렁크에는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납치한 살인범이 실려 있다. 그자를 죽이고 묻어버리는 것이 네 여자의 계획이다.

정신을 반쯤 놓은 엄마 곁에서 완전 범죄를 꿈꾸는 자매들은 자꾸 뉴스를 찾아본다. 특히 길 위를 달릴 때면 귀는 라디오에, 눈은 스마트폰에 기운다. 경찰이 살인범의 소재를 파악했는지, 자신들의 행각이 들키지는 않았는지 종일 염려 중이니까. 일상적인 미디어로, 가끔씩은 소음으로 취급되는 뉴스란 절대다수에게 결국 ‘남 얘기’에 그치지만, 그 얘기의 당사자가 되고 나서야 알 수 있는 게 있다. 사건이 하나의 정보로 처리될 수는 있으나 세상에는 정제된 언어로 보도되지 못하는 수많은 사연이 존재하고, 당사자들끼리도 표현의 한계에 부딪히곤 한다는 것. 김미조 감독이 ‘경주기행’의 지도로 삼은 건 그 소통의 실패가 남긴 흉터들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살이 뜯기는 고통을 겪은 이들에게 극적인 해결책 같은 건 없다. 피를 보기 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그 일이 나와 우리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 직면해야 할 뿐이다. 코미디와 액션까지 챙기는 와중에도 애도의 드라마를 구심점 삼는 영화는 관객에게도 그 시선을 나눠준다. 탁월한 배우들의 앙상블이 모든 걸 가능하게 했다.

‘뭉신애’
백설희(작가, 칼럼니스트): 2026년 여름, 걸그룹 리센느가 일궈낸 이른바 ‘중소돌의 기적’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리센느의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가 주목을 받으면서 데뷔한 지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수상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기적을 이루지 못한 중소돌 멤버들에게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 리센느의 ‘Deja Vu’를 커버하며 30만 회 조회 수를 달성한 ‘아이돌했음’ 청년이 있다. 채널 이름은 ‘뭉신애’, 본명은 문신애지만 한때 그는 드림노트의 ‘라라’라고 불렸다. 2018년 싱글 ‘Dreamlike’를 내며 데뷔했던 드림노트는 2025년 6개의 싱글만을 남긴 채 소속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처럼 한때 같은 길을 직접 걸어온 당사자 입장에서 리센느의 성공은 분명 더욱 각별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리센느의 노래를 커버하면서 당시에는 받지 못한 응원과 위안을 받았다는 신애는, 그 시절의 드림노트가 떠올라 리센느를 더욱 응원하게 된다고, 그리고 리센느를 통해 다시 한번 지금의 자신과 드림노트로 활동하던 시절을 긍정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신애는 이렇게 말한다. “발버둥을 치다 보면 그게 곧 수영이 되고, 수영을 하다 보면 이 바다가 내 바다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비록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파닥바닥 버둥대며 자신만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는 모든 ‘아이돌했음’ 청년에게 소박하나마 작은 응원을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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