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의 첫 탈락자 중 하나였던 아델라(ADÉLA)가 9월 4일 첫 정규 앨범 ‘PRIMA’를 내놓았다. 이 앨범은 첫 주 5만 6,000단위의 성적으로 9월 19일 자 빌보드 200 차트 4위로 데뷔했다. 해당 주간 50위 이내에 데뷔한 유일한 완전 신작이다. 선공개한 ‘Ain’t In LA’는 8월 15일 자 핫 100 차트 85위로 시작했다. 슬로바키아 아티스트의 최초 기록이다. 이 노래는 ‘PRIMA’ 데뷔와 함께 30위까지 상승했다. 또 다른 신곡 ‘Nicole Kidman’은 같은 주간 45위로 등장했다. 오디션에서 가장 먼저 떠난 참가자가 3년 만에 바로 그 서사를 배경으로 무대 가운데에 섰다.
앨범 이름 ‘PRIMA’는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다. 아델라는 애플 뮤직의 ‘로켓 아워’에서 엘튼 존에게 “그건 첫 번째를 뜻하기도 하고, 내가 발레리나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프리마 발레리나는 무용단에서 가장 뛰어난 솔로이스트다. 언젠가 팝 음악의 프리마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세 살부터 발레를 시작해 비엔나 국립발레단을 거쳐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단까지 거친 이력이 팝스타로서의 야심과 겹친다.

‘PRIMA’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아델라 본인은 이 앨범을 두고 “정확히 스물두 살 여자처럼 들리길 원했다. 강함과 부드러움, 취약함과 허세, 근육질의 비트와 여성적 에너지, 양면을 모두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아델라는 앨범 전곡에 송라이터로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 브랫(brat) 시대를 맞아 정통 댄스 기반의 그에게 FKA 트윅스 스타일의 예술적 과잉이 어울릴 것이라 상상해보면 어떤가? ‘PRIMA’는 이 상상을 기획으로 바꿨다. 딜런 브레이디와 블레이크 슬랫킨이 앨범 전반을 프로듀싱하고, 줄리아 마이클스, 테론 토머스, 더 데어 등 유명 송라이터가 대거 등장한다. 딜런 브레이디는 하이퍼팝을 대중화한 100 겍스 활동을 넘어 해당 장르의 실험적 프로덕션을 주류 시장과 연결하는 위치에 있다고 평가받는다. 블레이크 슬랫킨의 대표작은 리조의 ‘About Damn Time’,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의 ‘Unholy’다.
아델라가 기회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관심을 놓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오디션 탈락 이후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LA에 남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음악 수업을 들었다. 넷플릭스가 ‘팝스타 아카데미: KATSEYE’를 공개한 직후 첫 싱글 ‘Homewrecked’를 독립 발매했고, 이는 레코딩 계약으로 이어져 2025년 EP ‘The Provocateur’를 냈다. 올해 2월 ‘i-D’ 인터뷰에서 “좋아, 내가 직접 하자.” 이렇게 느꼈다고 밝힌 바와 같다. 인터뷰어가 짐작했듯, 이는 단지 데뷔에 관한 결심이라기보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삶의 태도에 가깝다. 그의 데뷔는 탈락이라는 상황을 뒤집은 역전의 서사가 아니라, 자신의 서사로 돌아온 제자리 찾기에 가깝다는 뜻이다.
이 전환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곡이 ‘Ain’t in LA’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아델라의 고향 브라티슬라바에서 촬영됐다. 아델라는 슬로바키아의 공동주택 파넬라크(Panelák)를 배경으로 등장하고, 전통 슬로바키아 의상을 입은 아이들과 함께 할리우드 포스터 앞에서 춤춘다. 이 곡의 출발점은 아델라가 발견한, 미국 대중문화 포스터 앞에 서 있는 열여덟 살 어머니의 사진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당시 공산주의 체제 하의 슬로바키아에서는 금지된 물건들이었다. 아델라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할아버지가 독일에서 포스터를 밀반입해 오셨다. ‘우리 엄마처럼, 꽃을 받지 못하지만 꿈을 꾸는 아름다운 여자애들이 너무 많구나.’ 싶었다. 아마 나보다 훨씬 멋질 수많은 여자들을 위해 이 곡을 썼다.” 그래서 이 곡의 후렴, “가장 멋진 애들은 LA에 있지 않아(the baddest bitches ain’t in LA)”는 어디서 왔든 어디에 있든 꿈을 좇으라는 메시지가 된다.

‘PRIMA’의 독창적인 지점은 발레를 무대 언어로 번역한 방식이다. 아델라는 ‘KGB’ 뮤직비디오 도입부에서 잠시 발레를 선보인다. 이후에는 굽 높은 구두를 신고 발레 요소가 느껴지지만 춤이라기보다 거의 곡예에 가까운 동작을 이어간다. 그는 ‘W’ 매거진 인터뷰에서 안무를 두고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다. 우스꽝스럽고, 장난스러운, 거의 아이러니한 에너지”라고 말한 것은 정확하다. 이 독특한 접근이 틱톡에서 챌린지로 확산된 것도 놀랍지 않다. ‘진지한’ 예술을 대중문화의 놀이로 풀어낸 그의 움직임은, 팝 음악의 변방 출신이라는 배경을 자기만의 정체성으로 바꾼 방식과 닮았다.
동구권 출신의 아티스트가 ‘KGB’라는 제목의 노래를 내는 것은 모험처럼 보인다. 구소련 비밀경찰을 팝스타가 되기 위한 훈련의 은유로 쓴 이 곡에서 아델라는 “여덟 살에 야간 근무하듯 영어를 배웠다.”고 쏟아낸다. 결국 이 노래의 후렴은 미국 대중문화가 동구권을 바라보는 선입견을 지적한다. 그는 뮤직비디오 말미에 “슬로바키아에서 자라며 소련의 해로운 영향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했다. 이 곡은 그 조직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내 출신에 대한 인정이며, 나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는 성명을 덧붙이며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완성한다.

앨범 공개 이후 가장 빠르게 반응을 얻은 곡은 ‘Nicole Kidman’이다. 제목 그대로 배우 니콜 키드먼에게 바치는 노래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투 다이 포’, ‘아이즈 와이드 셧’, ‘물랑 루즈’ 등 니콜 키드먼의 출연작을 재현하고, 그가 출연한 AMC 극장 광고까지 끌어온다. 자신이 변방에서 할리우드로 온 것과 동시에, 할리우드를 자기 것으로 가져온다. 요컨대 이 곡은 ‘Ain’t in LA’의 결말이다. 밀반입 포스터 앞에 섰던 어머니의 딸이, 이제 할리우드 아이콘의 이름을 자기 노래의 제목으로 쓴다. 반응은 ‘Ain’t in LA’를 앞질렀다. 핫 100 차트 45위로 등장한 이 곡은 바로 다음 주에 22위로 뛰어올랐다. 니콜 키드먼은 틱톡 데뷔 영상 배경음악으로 ‘Ain’t in LA’를 골랐다. 금지된 포스터가 응답한 셈이다.
이 이야기는 아델라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아델라는 여전히 KATSEYE 멤버들과 가깝다. 그는 ‘틴 보그’ 인터뷰에서 KATSEYE의 라라, 메건 그리고 데뷔를 준비 중인 세인트 사틴의 에밀리를 언급하며 “우리 전부 너무 바쁘다. 그래서 만나면 특별하다. 우리는 이상한 일을 함께 겪었기에 서로를 깊이 이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건과 라라는 KATSEYE 무대에서 아델라를 위한 응원 문구를 들어 보였고, 아델라가 데미 로바토의 오프닝 무대를 맡았을 때 라라, 메건, 에밀리가 함께 응원하러 오기도 했다. 오디션이라는 경쟁 구도가 만든 인연은 각자의 데뷔 이후 새로운 맥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PRIMA’가 지닌 강렬함은 데뷔 앨범으로서는 이례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전에 아델라를 몰랐던 사람이라도 스트리밍 서비스 첫 화면에서 그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단순한 ‘발견’에 그치지 않고 이 앨범에 머문 이유는, 아델라가 ‘팝스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솔직하게 텍스트로 써냈기 때문이다. 하이브X게펜의 미트라 다랍이 남긴 “우리는 아델라를 솔로 아티스트로 본다.”는 인터뷰는, 팬들 사이에서 예언처럼 회자되었다. 아델라 본인이 탈락 직후 남긴 “너희는 원래 충분히 멋지니까 꼭 이 기회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은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2026년에 어울리는 ‘어떻게’가 문제이지, 스타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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