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윌로우, 혹은 윌로우 스미스는 윌 스미스의 딸이다. 올해 아카데미의 ‘The Slap’ 사건 이후, 한국에서도 이 가족의 역사에서 가장 자극적인 부분만 발췌하여 화제가 되고, 윌로우도 그중 일부로 소비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대중적으로 그가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이 가족과 연결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의 데뷔부터가 윌 스미스의 2007년 작 ‘나는 전설이다’에서 작중 딸 역할이다. 어머니 제이다 핑킷 스미스, 할머니 아드리엔 반필드 노리스와 함께 토크 쇼 ‘레드 테이블 토크’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윌로우는 그보다 오래, 꾸준히 자신의 음악으로 대중 앞에 있었다. 많은 이들에게 그의 음악이 그의 이름이나 가족과 별개의 존재로 인식된 것도 제법 되었다. 수년간 쌓인 신뢰를 거쳐, 그의 음악은 더욱 중요해지고,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의 성과를 되짚어보자. 2021년 7월 앨범 ‘Lately I Feel Everything’은 팝 펑크 리바이벌을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음악적 파트너 타일러 콜과 함께 엔자이어티라는 팀으로 발표한 ‘Meet Me At Our Spot’은 핫 100 21위, 록 & 얼터너티브 부문에서는 3위에 올랐다. 머신 건 켈리의 새 앨범 ‘Mainstream Sellout’에 수록된 ‘Emo Girl’에 참여했다. 이 노래는 앨범의 2번째 싱글로 공개되어 핫 100 77위, 록 & 얼터너티브 9위까지 갔다. 카밀라 카베요의 새 앨범 ‘Familia’에 수록된 ‘Psychofreak’에 참여했다. 카밀라 카베요는 앨범을 공개한 주말 ‘새터테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하여 ‘Bam Bam’과 함께 ‘Psychofreak’를 불렀다. 윌로우는 이 곡으로 SNL의 첫 무대를 치렀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2015년 발표곡 ‘Wait a Minute!’이 최근 틱톡에서 유행했고, 이 노래를 현재 글로벌 200 차트 82위에 등장했다.
윌로우의 음악은 늘 변한다. 첫 싱글 ‘Whip My Hair’를 2010년, 9세 때 공개했다. 이 노래는 R&B와 댄스를 결합한 스타일이었고, 사람들은 리한나를 말했다. 2015년 그는 데뷔 앨범 ‘Ardipithecus’를 냈다. 이 앨범은 실험적 팝 소울으로 여겨졌지만, 야심에 비하여 깊이와 완성도를 인정받지는 못했다. 2017년에는 앨범 ‘The 1st’를 냈다. 실험적 면모를 지우고, 기타 중심의 자연스러운 음악으로 변화했다. 사람들은 앨라니스 모리셋 혹은 트레이시 채프먼을 언급했다. 2019년의 ‘Willow’, 2020년 엔자이어티의 앨범 ‘The Anxiety’를 거치면서 사이키델릭/드림 팝/펑크가 키워드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Lately I Feel Everything’의 팝 펑크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스스로 선택한 결과물이다. ‘Transparent Soul’ 작업을 위하여 트래비스 바커에게 직접 접촉했고, ‘Grow’는 2000년대 중반 ‘라디오 디즈니’의 분위기를 원했기 때문에 에이브릴 라빈에게 참여를 부탁했다.
결국 윌로우의 과거와 현재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의 숱한 흐름을 수년 안에 풀어내는 모습이다. 그의 경력은 Z세대가 팝 펑크에 경도된 지난 수년간의 여정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녀의 앨범 커버는 모든 과정을 시각적으로 묘사한 스냅샷처럼 보일 정도다. 8세 때부터 R&B 싱어로 훈련했고, 제이-Z의 록 네이션 레이블과 계약한 가장 어린 아티스트가 되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존재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현실 세계에 해답이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카밀라 카베요가 라틴 팝 ‘Bam Bam’과 함께, 기타 록 밴드 무드를 내고 싶을 때 선택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미 윌로우는 ‘Purge’에서 보이는 것처럼 보다 과격한 뉴 메탈 무드로 가고 있다. 어머니 제이다 핑킷 스미스가 2000년대 초 매트릭스의 니오베이자 밴드 위키드 위즈덤의 보컬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두 세대가 세기말 취향이 반복되는 접점에서 만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윌로우의 다음 행보를 Z세대 취향의 변화를 예측할 바로미터 중 하나로 보는 것이 지나친 일일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NoW] 카니예 웨스트가 앨범의 정의를 묻다2021.08.20
- [NoW] 드레이크의 전략2021.09.17
- [NoW] 한정판 디지털 음원이 있다면2021.10.15
- [NoW] 아바의 귀환, 그 이후2021.11.12
- [NoW] 테일러 스위프트의 10분짜리 곡2021.12.10
- [NoW] 스트리밍 시대의 음악 투자2022.01.14
- [NoW] 엔칸토 현상2022.02.25
- ‘Written By’ 플레이리스트의 유행202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