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틱톡 챌린지는 깜짝 히트곡를 낳는 마법 상자였다. 릴 나스 엑스의 ‘Old Town Road’는 빌보드 '핫 100' 19주간 1위라는 역사상 최장 기록을 세우며 틱톡 시대의 상징이 되었다. 애리조나 저바스의 ‘ROXANNE”가 틱톡 없이 '핫 100'에 진입했을 것이라 보는 사람은 없다. 조시 685의 ‘Laxed - Siren Beat’이 제이슨 데룰로와 닿아 ‘Savage Love’라는 넘버원 히트 곡으로 재탄생한 원동력도 틱톡 챌린지다. 이제 틱톡 챌린지는 대형 아티스트의 신곡에게 없으면 섭섭한 통과의례로 보인다.
 

최근 히트 곡의 공통점을 하나 더 찾는다면, 스니펫이다. 스니펫은 사전적으로 단편적인 정보나 대화를 뜻한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SNS나 방송을 통해 신곡의 일부를 살짝 공개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Drivers License’가 가장 성공적인 예다. 그녀가 디즈니 채널에서 얼굴을 알리긴 했지만, 사실상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Drivers License”는 공개와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녀는 인스타그램에서 ‘Drivers License’ 초기 버전의 일부를 몇 달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공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가 그녀의 실제 연애사와 연관되었다고 보았고, 그만큼 관심이 쏠렸다. 올리비아 로드리고가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의 감정을 사진과 몇 줄의 글이 아니라, 약간의 멜로디와 가사의 형태로 드러냈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Drivers License’의 스니펫이 대박 데뷔로 이어지는 전략의 일부가 된 것은 확실하다.


이 전략은 점차 넓고 다양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릴 나스 엑스는 ‘Montero (Call Me By Your Name)’의 일부를 올해 슈퍼볼 광고에 삽입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Fearless’ 재녹음 프로젝트의 일부였던 ‘You All Over Me’의 일부를 ABC 채널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공개했다. 폴로 지는 ‘Rapstar’의 제작 과정을 거의 중계하다시피 했다. 이미 스니펫과 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를 바꾸고, 어떤 노래를 싱글로 발매할지 결정하는 사례도 보인다.
 

누군가는 이를 '미리 보기(preview)'라고, 다른 누군가는 '유출(leak)'이라고 부른다. 전자는 창작 과정을 팬과의 소통과 연계하는 열린 태도를 강조한다. 후자는 자연스러운 홍보라는 의도에 주목한다. K-팝 팬이라면 '티저(teaser)'라는 좀 더 공식화된 형태에 익숙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그 효과는 같다. 빠르게 달아오르고 금방 식어버리는 콘텐츠 시장에서 장기간 관심을 축적하고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스니펫이 틱톡 챌린지보다 중요한 경향이 될 이유도 많다. 음악의 발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특정 플랫폼의 유행에 종속되지 않으며, 미리 계획하고 의도를 담을 수 있다. 지금은 스트리밍 시대이고, 거의 모든 신곡이 매주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쏟아져 나온다. 당신의 노래가 매주 신곡을 소개하는 재생 목록에서 몇 번째로 재생되는지는 자존심을 넘어 생존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저 노래를 내놓고 기도할 것인가? 아니면 예상 가능한 결과를 만들 것인가?

TRIVIA

음악 플랫폼으로서의 SNS

클럽하우스가 등장한 초기, 음악가들의 주요한 고민 중 하나는 녹음 기록이 남지 않는 음성 대화 중심의 SNS를 라이브 공연 또는 신곡 프리뷰의 장소로 만들 가능성이었다. 인스타그램의 동영상 기능, 유튜브가 테스트 중인 업로드 동영상의 일부를 예고편처럼 공개하는 기능 등은 모두 스니펫 공개에 적합하다. 모두 그것을 만들 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나, 그렇게 쓰인다. 음악은 SNS의 배경이고, 간혹 바이럴이라는 형태로 혜택을 받는다고 말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디자인. 전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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