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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디자인김민경

이번 주 차트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두 거물의 대결이었다. 예(Ye)와 타이 달러 사인(Ty Dolla $ign)은 지난 8월 3일 토요일, ‘Vultures 2’를 공개했다. 두 아티스트는 힘을 합쳐 ‘Vultures’라는 이름 아래 3부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올해 2월 첫 앨범 ‘Vultures 1’은 2주간 1위에 올랐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이하 ‘TTPD’)’는 지난주 1위를 포함하여 석 달 이상 정상권에 머물고 있으며 자연히 양측의 차트 전략에 관심이 쏠렸다. 공개 초기 일반적인 예상은 ‘Vulture 2’의 우위였다. ‘TTPD’의 최근 성적이 7만 단위 수준이고 지난 ‘Vulture 1’의 데뷔 성적이 14.8만 단위였던 것을 감안하면 자연스럽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큰 차이로 반대다. ‘TTPD’는 주간 성적 14.2만 단위로 1위, ‘Vulture 2’는 10.7만 단위로 2위다. 예는 빌보드 200 1위 데뷔 연속 기록을 11회에서 멈추게 되었다.
‘TTPD’는 14번째 1위를 기록하며 모건 월렌의 ‘One Thing At A Time’(19회), 아델의 ‘21’(24회)에 한 발 더 다가섰다. 14.2만 단위는 지난주보다 2배나 늘어난 성적이다. 앨범 판매 8.4만 단위로 6배나 증가하며 성적을 견인했다. 톱 앨범 세일즈 1위다. 스트리밍은 지난주와 비슷한 7,543만 회, 5.8만 단위로 톱 스트리밍 앨범즈 2위다. 
‘Vultures 2’의 성적은 앨범 판매 6만 단위, 스트리밍 5,044만 회로 4.6만 단위다. 이는 스트리밍 6위, 앨범 판매 2위에 해당한다. ‘Vulture 1’의 첫 주간 스트리밍이 1.7억 회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화제성이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는 숫자다. 하지만 앨범 판매는 ‘Vulture 1’의 1.8만 단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두 앨범의 성적은 ‘Vulture 2’가 나온 직후부터 벌어진 치열한 앨범 판매 경쟁의 흔적이다. ‘Vulture 2’는 실물 앨범이 없지만, 디지털 버전을 단 5달러에 판매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에 대항하여 ‘Vulture 2’가 나온 토요일에 독점 보너스 트랙이 담긴 새로운 디지털 앨범과 함께 기존에 한정 판매했던 디지털 버전 3종을 재출시했다. 일요일에는 실물 앨범 16종을 13% 할인 판매했다. ‘TTPD’의 13번째 1위를 기념한 것으로 보면 될까? 예도 새로운 앨범 버전으로 대응했다. 화요일(6일)에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없는 보너스 트랙 ‘Take Off Your Dress’를 추가한 디럭스판을 공개한 것이다. 성적 집계가 끝나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걸쳐 ‘Vulture 2’의 디지털 앨범 4종이 새로 나왔다. 역시 각 버전별로 독점 보너스 트랙을 포함했다. 같은 시기에 ‘TTPD’에 최근 디 에라스 투어 영국 공연의 서프라이즈 실황 트랙을 추가한 디지털 앨범 4종이 나왔다.
같은 시기에 테일러 스위프트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3일간 예정된 디 에라스 투어 공연을 테러 우려로 취소한 바 있다. 20만 명 가까운 팬들의 계획이 무산된 상황에서 차트 경쟁을 위한 기간 한정 디지털 앨범 발매가 적절한 처사인지에 대한 논란이 남았지만, 바로 그 팬들은 빈 거리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며 지지를 굳은 지지를 보냈다.
한편, 샤펠 로안의 ‘The Rise and Fall of a Midwest Princess’는 6.4만 단위로 지난주 4위에서 3위로 역대 최소 순위를 갱신했다. 찰리 XCX의 ‘BRAT’도 5.6만 단위로 지난주 9위에서 6위로 올라왔다.

샤부지의 'A Bar Song (Tipsy)’이 4주 연속, 총 5번째 1위다. 지난주 2위였던 음원까지 1위에 오르면서, 핫 100 차트를 구성하는 스트리밍, 음원, 라디오, 세 개 분야에서 모두 1위다. 2021년 아델의 ‘Easy on Me’ 이후 처음이다. 컨트리 장르에서는 역사상 최초다. 이는 빌보드 200에서 스트리밍 송즈 차트가 도입된 2013년 1월 이후 단 12곡만이 달성한 업적이다.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10번째 1위를 달성했는데, 이는 방탄소년단의 ‘Butter’ 이후 처음이다. ‘Butter’는 ‘Dynamite’와 함께 각각 18번 1위에 올라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동 차트에서 10주 이상 1위를 기록한 노래는 단 16곡이다.

이번 주 핫 100은 1위부터 5위까지 지난주와 완전히 같다. 6위부터 11위도 자기들끼리 자리만 바꾸고 모두 같은 노래다. 그리고 상위권에 균열을 낸 유일한 노래는 12위, 찰리 XCX와 빌리 아일리시의 ‘Guess’다.

‘Guess’는 찰리 XCX의 ‘BRAT’ 앨범 디럭스 버전 수록 곡이다. 6월 10일 최초 공개되었고, 8월 1일 빌리 아일리시가 참여한 리믹스가 나왔다. 리믹스 공개 직후 스포티파이 미국의 일간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으면서 주간 스트리밍은 8배 이상 늘어난 2,040만 회, 음원 판매도 6배 증가한 5,000만 회를 기록했다. 덕분에 노래를 핫 100 12위로 데뷔했다. 이는 2014년 ‘Boom Clap’의 8위 이후 10년 만에 톱 40에 진입한 기록이다. 스트리밍 송즈에서도 6위로 데뷔하여, 2014년 이기 아젤리아의 ‘Fancy’ 피처링 이후 역시 10년 만에 톱 10에 들었다. 노래는 장르별 차트, 핫 댄스/일렉트로닉 송즈 16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2013년 아이코나 팝의 ‘I Love It’ 피처링 이후 처음이다. 영국 싱글 차트에서도 1위로 데뷔하며, 2024년 유일한 영국 아티스트의 영국 차트 1위 곡이다. 그 외에도 전 세계적인 반응으로 글로벌 200 3위, 미국 제외 글로벌 5위다.
찰리 XCX가 2024년 여름을 ‘brat summer’로 재정의한 바이럴 전략은 만약 대중음악 마케팅의 교과서가 있다면 최신 사례로 수록될 것이다. 여기서는 ‘Guess’와 다른 리믹스에 집중하자. 찰리 XCX는 ‘BRAT’ 수록 곡의 리믹스를 꾸준히 내놓으며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리믹스에는 빌리 아일리시만이 아니라 로드, 로빈, 애디슨 래 등 유명 아티스트가 자신 만의 감각과 차원을 더했다. 최근 로드가 참여한 ‘Girl, so confusing’와 빌리 아일리시가 등장한 ‘Guess’는 ‘brat summer’의 생명력을 2024년 이후까지 연장한 수준이다. 찰리 XCX의 리믹스는 단순히 유명 인사를 첨가하여 부족한 이름값을 보강하는 대신에, 아티스트 자신을 레퍼런스하고 현실 세계와 접점을 만들어 리믹스 작업과 공개 자체를 이벤트로 만든다. 예를 들어, ‘Guess’는 빌리 아일리쉬의 퀴어 정체성과 그것을 밝히기까지 대중 및 언론과 겪었던 불화를 배경에 두고, 최근 싱글 ‘Lunch’를 참조하여 개인적, 문화적 차원의 맥락을 제공한다.
심지어 노래의 마지막에 언급된 파티(“You wanna guess the address of the party we’re at”)는 실제로 8월 3일 LA에서 열린 찰리 XCX의 생일 파티로 현실이 되었다. 그의 리믹스 참여자를 비롯해 사브리나 카펜터, 로잘리아 등 유명 인사가 수없이 등장한 행사 소식은 주말 동안 소셜 미디어를 휩쓸었다. 생일 파티 중 찰리 XCX는 라이브 공연으로 파티를 작은 콘서트로 바꿔 놓았다. 로드가 ‘Girl, so confusing’을, 빌리 아일리시가 ‘Guess’의 리믹스를 선보였다. 찰리 XCX는 심야 토크쇼나 SNL 무대가 아니라 당장 자신의 노래를 세상에 퍼뜨릴 인플루언서와 적극적인 팔로워에게 직접 노래를 들려준 셈이다.

지민의 솔로 최신작이 3주 차에 들어섰다. 앨범 ‘MUSE’는 빌보드 200 32위, 톱 앨범 세일즈 14위다. 지민은 아티스트 100 25위다. ‘Who’는 핫 100 24위, 디지털 송 세일즈 16위, 스트리밍 송즈 20위다. 글로벌 200은 5위, 미국 제외 글로벌은 2위다. ‘Be Mine’은 글로벌 200 89위, 미국 제외 글로벌 52위로 재진입했다.
스트레이 키즈의 ‘ATE: Mini Album (EP)’은 빌보드 200 13위, 톱 앨범 세일즈 3위다. 아티스트 100 14위다.
엔하이픈의 ‘ROMANCE : UNTOLD’는 빌보드 200 54위, 톱 앨범 세일즈 차트 4위다. 아티스트 100 30위다.
레드벨벳의 ‘Cosmic (EP)’은 빌보드 200 145위, 톱 앨범 세일즈 6위로 데뷔했다. 아티스트 100 44위다.
톱 앨범 세일즈 차트에서 라이즈의 ‘RIIZING: The 1st Mini Album (EP)’이 11위로 데뷔했다. 에이티즈의 ‘Golden Hour : Part.1’ 30위, 에스파의 ‘Armageddon: The 1st Album’ 33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minisode 3: TOMORROW’ 36위다.
아티스트 100에서 레드벨벳이 44위, 라이즈는 80위로 각각 최초 진입했다. 에이티즈는 69위다.
히트 시커즈 앨범에서 레드벨벳의 ‘Cosmic (EP)’이 1위, 라이즈의 ‘RIIZING: The 1st Mini Album (EP)’가 5위로 데뷔했다. 이 차트는 빌보드 200과 동일 규칙을 적용하나, 100위 이내 진입 기록이 없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다.
이머징 아티스트에서 레드벨벳이 1위로 재진입, 라이즈가 6위로 최초 진입했다. 이 차트는 아티스트 100과 동일 규칙을 사용하나, 핫 100 또는 빌보드 200 25위 이내 진입 기록이 없는 아티스트만 등재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200에서 K-팝 순위를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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