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하지만 괜찮아 Returns’ (NCT 유튜브 채널)
예시연: “세계 최초, 아이돌 최초, NCT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 NCT의 유튜브 자체 콘텐츠 ‘어색하지만 괜찮아’가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왔다. 25명의 멤버, 4개 서브 그룹으로 구성되어 각자 데뷔 년도와 소속된 서브 그룹이 모두 천차만별인 NCT 체제의 특수성 덕분에, ‘어사즈’로 통칭되는 멤버 간 어색한 케미스트리의 발굴은 곧 “NCT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예능 아이템이 된다. 2020년에 처음으로 공개됐던 ‘어색하지만 괜찮아’가 연락처는 알고 있지만 어색한 형과 동생의 관계를 조명하는 일종의 ‘친해지길 바라’였다면, ‘어색하지만 괜찮아 Returns’는 친분이 거의 없던 2002년생 동갑내기라는 색다른 조합으로 문을 열었다. 새 시즌 첫 화의 주인공인 NCT WISH 시온은 수줍음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지만 MC로 나선 도영과 료의 재치 있는 원격 지령에 따라 어색한 분위기를 정면 돌파한다. 반면, ‘어색하지만 괜찮아’ 최다 출연자인 NCT DREAM 지성은 형들의 원격 지령에 어쩔 줄 몰라하던 과거와 달리 MC들의 다소 짓궂은 플러팅 멘트 명령도 자연스럽게 수행할 만큼 능숙해졌다. 상대방의 취향을 맞추는 ‘나를 맞혀봐! 리밸런스 게임’, 어색함을 극복하기 위한 ‘눈 안 마주치기 게임’ 등을 MC들이 지어준 애칭으로 부르며 수행하다 보면 별도 지령 없이도 전화번호를 교환하는 두 사람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미션을 완료한 후 이전 시즌처럼 수료증을 받는 대신, 전화 통화로 서로의 마음을 최종 결정하는 마무리가 선사하는 긴장감도 리턴즈의 새로운 묘미다. 앞으로도 지성과 친해질 의향이 있던 시온이 지성에게 전화를 걸고, 지성이 고민하는 사이 흐르는 통화 연결음은 마치 연애 리얼리티 예능 속 최종 결정의 순간을 연상시킬 정도다.
에피소드가 종료되어도 두 사람의 우정 서사는 미디어 밖에서 계속 이어진다. ‘어색하지만 괜찮아’ 1기 출신 도영은 “나도 런쥔이랑 친해졌으니까!”라며 이 콘텐츠의 효과를 증명했고, 시온은 “오늘 강제로 수줍음을 빼고 하니까 진짜 친해질 수 있겠다.”는 대답과 함께 공통 관심사인 게임으로 더 친해질 것을 다짐한다. ‘어색하지만 괜찮아’는 ‘NCT’라는 하나의 팀으로 묶였음에도 각기 다른 그룹과 데뷔 시점으로 인해 서로를 알아가기 쉽지 않았던 멤버들을 ‘어사즈’로 묶고, 이 어색함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이자 새로운 케미스트리를 쌓을 기회로서 제시한다. 어색한 사이임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공표하며, 시청자를 증인 삼아 친해질 앞날을 약속하는 ‘네오’한(NCT만의 새로운 독특함을 표현하는 말) 프로그램의 귀환이 그래서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 ‘네오’한 우정 프로젝트는 도영의 말처럼, “NCT 모두가 전부 다 같이 친해지는 그날까지” 계속될 테니 말이다.
Find Your New Favorite Song From 2024 (뉴욕타임스)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많은 매체가 지난 한 해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연말 리스트를 작성한다. 예를 들어 음악 분야라면, ‘올해의 앨범’이나 ‘올해의 노래’는 예술적 성과에 대한 인정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고, 한편으로는 매체의 취향을 드러내고 지지를 표명하는 행위가 된다. ‘뉴욕타임스’는 2024년을 돌아보며 전통적인 접근 외에도 좀 더 특별하고, 기술적인 방식을 선보이기로 했다. ‘당신의 2024년 노래를 찾아보세요 (Find Your New Favorite Song From 2024)’ 특집 페이지를 소개한다.
이 특집은 ‘뉴욕타임스’의 장기인 상호작용 웹 기사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광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뉴욕타임스’의 음악 평론가 존 파렐스(Jon Pareles)와 린지 졸래즈(Lindsay Zoladz)가 1년간 다룬 455곡의 커버 이미지와 리뷰 그리고 10초 정도의 미리 듣기를 제공한다. 원한다면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유튜브 링크를 타고 들어가 전체를 들을 수도 있다. 당신의 취향에 따라 빠르게 살펴보고 싶다면, 팝, 인디, 록, 힙합 등 장르를 미리 선별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노래에 저장을 클릭하면 당신만의 올해의 음악 리스트가 만들어진다. 이를 친구에게 공유할 수 있는 링크를 만들 수도 있다.
노래가 너무 많아 시작하기 힘들다면, 일단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BEST OF 2024’를 선택해보면 어떨까? 455곡이 63곡으로 추려진다. 그중에는 올해의 히트 곡 3개를 모두 올린 사브리나 카펜터처럼 익숙하거나 이미 많은 들은 노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낯설고 처음 듣는 이름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알고리즘이나 ‘당신이 좋아할 수도 있는’ 추천의 원리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교집합이 클수록 차집합이 누군가의 마음에 명중할 확률도 높다. 당신이 무심코 지나친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면, 당신을 대신하여 음악을 지켜보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도 보람 있는 일이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공감을 만드는 건 교집합이 아니라 차집합이다. 우리의 차집합을 찾아보자.
‘스모크&피클스’ - 에드워드 리
김복숭(작가): ‘스모크&피클스’의 표지는 심플한 진짜 요리책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부제를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다. ‘이균 셰프가 그리는 음식과 인생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뉴욕에서 한국인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란 에드워드 리는, 부모님이 생업에 몰두하는 동안 몰래 더 넓은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 그곳의 음식과 사람들의 삶을 맛보곤 했다. 여러 상을 수상한 셰프인 동시에 국내에서는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으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한편으론 문학을 전공한 한 문학인인 그가 이번에는 미 남부의 환대 문화와 친절한 영혼들에 대해 따뜻하고 때론 유머러스한 회고록을 출간했다. 할머니와 보낸 마지막 날, 소년원에서의 자원봉사,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전신 격인 미국 요리 경연 프로그램 톱 셰프에 출전했던 경험 등 그의 다양한 삶의 경험이 담긴 이 책에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겸손하고 외향적이면서도 진솔한 한 요리사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지속가능성, 동물 학대 없는 농장에 대한 개인적인 그의 관심과 가족에 대한 헌신을 읽다 보니, 이 책이 한 번은 꼭 읽어봐야 할 그의 미니 자서전처럼 느껴졌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레시피를 발견해 갈무리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책이 한 사람의 개인적인 여정에 공감하며 함께 들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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