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은 자신이 노력해온 시간을 믿는다고 말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한 믿음이었다.

교복을 입고 계시네요. 학교는 잘 다녀오셨나요?
경민: 네, 다녀왔어요.(웃음)

최근 위버스 라이브에서 지훈 씨가 졸업한 뒤로 “혼자 학교 다니는 거 외롭지 않아?”라는 질문에 친구들이 있어서 재밌다고 하셨어요.
경민: 맞아요. 학교 친구들이랑 ‘첫만남챌린지’도 같이 찍었어요. 곧 업로드될 것 같아요(인터뷰는 3월 20일 진행). 사실 실용음악과는 같은 과 친구들끼리 계속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반이 바뀌지는 않아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구들이랑 얘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애들이 먼저 말을 많이 걸어줘요.

올해 목표가 ‘학교에서 친구 두 명 사귀기’라고 했는데, 잘되고 있나요?
경민: 아, 그건 이미.(웃음) 2명도 아니에요. 20명 정도? 많이 친해졌어요. 새 앨범이 나오면 친구들이 또 챌린지를 찍어주겠다고 했어요.

연말 무대나 컴백처럼 여러 활동을 소화하는 중에도 학교 생활을 알차게 하셨나 봐요.(웃음) 작년 말에 ‘마지막 축제’ 활동은 물론이고, ‘MBC 가요대제전’에서는 혼자 오프닝 댄스 브레이크를 맡았어요.
경민: 한 해의 마지막인 12월 31일 무대의 댄스 브레이크를 맡게 되어서 진짜 기뻤어요. 재작년 12월 31일에 도훈이 형이랑 같이 형 집에서 ‘MBC 가요대제전’을 봤었는데, 어느새 도훈 형은 MC를 하고 저는 댄스 브레이크를 하게 되니까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웃음) 댄스 브레이크는 혼자 남아서 안무 선생님과 정말 많이 연습했어요. 스스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연습하지 않았더라면 아쉬웠을 것 같기도 해요.

그만큼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걸까요?
경민: 아무래도 처음으로 혼자 하는 댄스 브레이크였으니까요. 그래도 무대 직전에 스스로 한 번 맞춰보고 ‘그래, 이제 가자.’ 마음을 다잡고 무대에서는 자신감 있게 했어요. 춤은 영상으로 남는 만큼 그냥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더라고요.

무대에 대해 정말 철저하게 준비하시네요. ‘KBS 연예대상’ 축하 무대에서 “소리 질러… 주세요!”라고 공손하게 호응을 유도한 게 화제가 됐는데, 그것도 계획하신 건지 궁금했어요.(웃음)
경민: 그거를 보셨구나.(웃음) 사실 계획했던 거예요. 제가 엄청 크게 말했는데 마이크에 소리가 잘 안 들어가서 그렇게 들렸어요. 무대 전에 형들이랑 다 같이 얘기하다가 중간에 멘트 한 번 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이 나왔거든요. 원래는 “소리 질러!” 하기로 했었는데, 관객분들에게 반말은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소리 질러주세요!”가 됐죠. 그런데 무대 올라가기 전에 멤버들이 “경민아, 잘못 말하는 듯한 느낌으로 ‘소리 질러~ 주세요!’라고 재미있게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형들은 안 하면서! 그런 걸 저한테 시켜요.(웃음)

그래도 경민 씨는 해주시잖아요.(웃음)
경민: 맞아요. 제가 하면 형들도 좋아하긴 하니까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꿈이 딱 두 가지였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첫 번째는 데뷔하는 것, 두 번째는 막내로 데뷔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꿈을 이뤄보니 어떤가요?
경민: 제가 방탄소년단 정국 선배님을 진짜 좋아하는데, 정국 선배님도 팀에서 막내시잖아요. 그래서 팀에 막내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저는 친형이 없다 보니까 연습생 때부터 형들을 되게 좋아해서, 멋진 형들과 같이 데뷔하고 싶기도 했고요. 막내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되게 많다고 생각해요. 팀에서도 제 생각을 조금 더 편하게 말할 수 있고, 형들에게 힘을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고요.

힘이 되어주는 막내인 걸 알기에 멤버들도 경민 씨에게 마음을 써주는 것 같기도 해요.
경민: 형들이 저를 많이 챙겨주려고 해요. 제가 고민하거나 힘들어할 때 항상 형들이 먼저 알고 다가와줘요. 너무 고맙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정말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힘들 때 언제나 의지할 수만은 없으니까요. 어떻게 해결할지 혼자 생각해보기도 하고 스스로 마주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저 자신과 얘기를 많이 나눠요. 

자신과의 대화를 한다는 게 건강한 해결법인 것 같아요.
경민: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았으면 좋겠고, 잘하고 좋아하는 걸 더 찾고 싶어요. 그리고 줏대 있게 살자!(웃음) 줏대가 있어야 무대 위에서도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걸 확실히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고민이 이번 타이틀 곡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에서는 어떻게 반영되었을까요?
경민: 안무에 재미있는 포인트들이 많아요. 허공을 콕콕 찌르거나, 멤버들이랑 하이파이브하면서 콘택트하는 부분도 있고요. 특히 마지막 “La La La” 파트에서 지훈이 형이랑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자연스럽게 즐기면서 노는 듯한 느낌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이유도 모를 Changes” 파트에서 ‘둥. 둥. 둥’ 하면서 다 같이 전진하는 듯한 안무도 멋있어요. 제가 센터로 나오는 파트라서 잘 살리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타이틀 곡이 즐겁게 노는 듯한 분위기라면, ‘Lucky to be loved’는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어요.
경민: 맞아요. 어떻게 하면 너무 과하지 않게 제 나이대에 맞게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Lucky to be loved’의 ‘아련미’를 잘 살리면 좋을 것 같아요. 가이드 버전을 들을 때부터 “Feels like I’m up on the moon” 파트를 꼭 하고 싶었는데, 두 번이나 부르게 돼서 정말 좋았어요.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파트라 녹음할 때도 제 밝은 음색을 살려서 부르려고 신경 썼어요.

‘Lucky to be loved’를 녹음하면서 곡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보컬의 기술적인 부분도 상세히 고려한 것 같아요. 그렇게 고민한 이유가 있을까요?
경민: 요즘 발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최근 들어 제 목소리가 진짜로 유니크한지, 매력적으로 들리는지 고민되더라고요. 도입부 파트인 “그게 왠지 두렵지는 않아”에서도 목소리를 깔고 의도적으로 무거운 보이스를 내보기도 했어요.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면 제 무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고, 나중에 다른 곡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2월 첫 팬 미팅에서 과거 연습생 때 커버했다고 밝힌 ‘Make A Wish (Birthday Song)’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어요. 팬 미팅을 위해 다시 연습하는 과정에서 느낀 성장이 있었나요?
경민: 훨씬 성장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브리지 파트를 어려워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쉽게 부를 수 있었어요. 퍼포먼스적으로도 안무 선생님께서 “경민아, 확실히 예전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기분 좋았어요. 처음 무대를 공개했을 때 42분들도 많이 좋아해주셔서 더 잘해내고 싶은 마음에 2일 차, 3일 차 무대도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더라고요.

‘막내즈’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라 더욱 매력적이었어요.
경민: 지훈이 형, 한진이 형이랑 셋이 42분들께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지를 계속 고민했는데,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형들이 ‘청바지’ 커버 무대를 준비하고 있으니 저희는 ‘Make A Wish (Birthday Song)’로 조금은 상반된 매력을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

무대에서 보여주는 얼굴 각도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편인가요? ‘Make A Wish (Birthday Song)’ 브리지 파트를 보면서 경민 씨가 ‘왼얼사(왼쪽 얼굴 사수)’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경민: 맞아요. 요즘 각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왼얼사’는 팬분들도 많이 말씀해주시더라고요.(웃음) 사실 각도가 예쁜 게 제일 중요하다 보니까, 왼쪽 얼굴을 선호하는 편이긴 해요. 다행히도 제 안무가 왼쪽을 보여주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에서 “거울 속에 내 표정 봐 봐”도 왼쪽 얼굴로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늘 그렇지만은 않으니까 오른쪽도 많이 쓰려고 해요.(웃음) 

항상 더 좋은 무대를 위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노력하시네요.
경민: 그런 걸 진짜 많이 준비해요. 제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려 하고요. 일단 음악을 혼자 들으면서 계속 어떻게 플레이할지 머릿속으로 상상도 하고, 제스처나 표정을 정리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해요.

그렇게 계속 노력하는 게 분명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경민: 더 노력해야겠죠. 노력하는 건 물론 쉽지 않아요. 노력해도 다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예전에는 사실 제가 노력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스스로 좋아서 욕심을 갖고 춤을 추다 보니 저절로 노력하게 되었던 거죠. 감사하게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요즘은 저도 완벽주의자 성향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한 건 다 해내야 돼.’ 이런 마음이 있어요. 이건 사실 버릴 수 없는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대신 무언가를 해내고 나서의 성취감과 행복감을 확실히 즐기려 해요. 노력하지 않으면 그저 안 한 사람밖에 안 되는데, 노력이라도 해보면 다음에 더 큰 무언가가 닥쳤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아레나 옴므 플러스’ 촬영 비하인드 인터뷰에서도 “해내겠다고 마음먹으면 노력해서 이뤄내는 무대를 위해 태어난 반짝이는 아이”라는 문장을 듣고 멤버들이 다 경민 씨를 지목했어요.
경민: 그걸 알아주는 게 정말 고마워요. 제가 처음부터 노력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또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에서 “너와 나의 첫 만남” 파트를 연습할 때 처음에는 사실 많이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제는 그냥 핸드 마이크로 들고 불러도 잘 소화할 수 있게 됐거든요. 그렇게 제가 무언가를 이뤄내는 과정들을 보고 멤버들이 그렇게 생각해준 것 같아요. 

경민 씨는 노력한 과정과 좋은 결과 중에 어떤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경민: 그래도 결과일까요?(웃음) 음… 그런데 저는 과정을 믿어요. 그러니까 믿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무대라는 결과 자체는 딱 한 번뿐이고 사실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럼에도 ‘내가 연습하면서 쌓아온 과정이 있으니까 그게 무대에서 어떤 식으로든 나오겠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제가 노력한 시간들을 믿으려고 해요.

팬 미팅 엔딩 멘트 때 “더 멋진 모습으로 많은 분들께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얘기하기도 했어요. 경민 씨가 추구하는 ‘멋짐’이란 무엇일까요?
경민: 힘들 때 좋아하는 아티스트분들의 무대 영상을 보곤 하는데, 누군가 열심히 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힘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무대에서 최대한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열정적인 제 모습이 42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를 주거나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계속 욕심이 생겨요. ‘잘하고 싶다. 더 잘하고 싶다.’ 이건 진짜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더 멋있는 무대,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위버스에서 “42들 진짜 궁금한 건데 내가 크는 게 좋아요, 이렇게 머무르는 게 좋아요?”라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경민: 그건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어요.(웃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42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저도 좋으니까 여쭤본 질문이긴 해요. 왜냐하면 계속 귀여운 모습을 보여드릴지 아니면 갑자기 확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릴지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떤 분은 크는 게 좋다, 어떤 분은 안 크는 게 좋다, 또 어떤 분은 다 좋다고 그러셔서… 사실 잘 모르겠어요.(웃음)

댓글들을 읽다가 결국 “존재만으로도 좋다.”는 답변에 가장 감동을 받기도 했잖아요.
경민: 멋있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제 바람이기도 하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건 다 42분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팬 미팅을 할 때 공연장에서 관객석이 정말 다 보였는데, 어디를 봐도 다 42분들이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이 배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42분들의 눈빛에 크게 감동을 받았어요. 상상만 하던 일이었는데 진짜 현실이 되니까 믿기지 않았어요. 팬 미팅을 하는 게 항상 꿈이었거든요. 1년 전만 해도 ‘팬 미팅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면서 연습했으니까요. 42분들이 사랑해주시니까 그만큼 보답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TWS의 무대가 누군가에게는 몇 년이 지나든 필요한 순간에는 힘이 될 테니까요.
경민: 그렇죠. 누군가에게는 진짜로. 

Credit
박수민
인터뷰박수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배지안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우정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윤송이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구 민 (ODD) / Assist. 소 윤 (ODD)
메이크업이현희
스타일리스트강수민
세트 디자인권도형 (ONDOH)
아티스트 의전실안소량, 김혜진, 신도윤, 박유리, 심연진, 홍아현, 조성제, 황유미, 박윤진, 차혜령, 송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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