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 방탄소년단(이하 BTS)이 신곡 ‘Butter’를 공개했다. 첫 주말 성적을 유튜브와 스트리밍 등으로 가늠해보자. 유튜브에서 공개한 공식 비디오는 첫 24시간 1억 800만 회 재생으로 역대 1위다. 작년 ‘Dynamite’가 1억 100만 회로 세웠던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동시 시청자 기록도 최대 390만 명으로 기존 300만 명을 앞선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재생 기록은 1,104만 회로 2위다. 미국 재생 기록은 192만 회로 10위다. 미국에서 이번 주말 스트리밍 재생 기록은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데뷔 앨범 ‘Sour’가 지배하고 있다. 앨범에 앞서 공개한 싱글 ‘good 4 u’가 500만 회 가까운 기록으로 1위에 오르고, 앨범 수록곡으로 1~9위를 모두 채웠다. 싱글로는 릴 나스 엑스의 신곡 ‘SUN GOES DOWN’도 있었지만, 바로 직전에 ‘MONTERO (Call Me By Your Name)’에서 보여준 강렬한 빨간 맛에 비하여 화제성이 떨어진다.
 

‘Butter’가 공개된 5월 21일부터 27일 목요일까지의 스트리밍, 음원 성적은 6월 5일 자 차트에 처음으로 반영된다. ‘Butter의 첫 주 차트 성적을 지금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벌어진 일의 의미를 말하고, 무엇이 남아 있는지 따져볼 수는 있다. 첫째, 압도적인 유튜브 성적은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스트리밍 실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둘째, 음원 성적은 아직 정확한 집계가 없지만 ‘Dynamite’ 당시를 돌아보면 BTS의 음원 판매 성적은 단위가 다르다.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 밤에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결과도 방향을 함께한다. BTS는 톱 듀오/그룹,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 톱 소셜 아티스트, 톱 셀링 송의 4개 부문 후보로 올라 모두 수상했다. 4개 수상 분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당대 가장 강력한 팬 베이스를 가진 그룹이다. 시상식에서는 ‘Butter’의 무대를 최초로 공개했다. 4개 부문 수상과 퍼포먼스에 대한 반응이 월요일 이후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고, ‘핫 100’ 진입 성적도 달라질 것이다.

여기서 BTS가 한국 아티스트라는 것 말고, 미국 시장에서 무엇이 다른가? BTS는 아티스트-팬-업계의 관계에서 관계와 순서가 바뀌는 트렌드의 가장 극명한 예다. 전통적으로 아티스트는 업계의 전문적 식견과 통찰에 의하여 발견되고, 시장에 공급되며 팬과 관계로 이어진다. BTS는 글로벌 수준에서 팬과의 관계를 먼저 만들어냈다. 업계는 그 관계/시장에 주목하고, 그것에 진입하고 활용하고 싶어 한다. 좋은 예는 의외의 곳에서 온다. 맥도날드의 ‘BTS 밀’은 5월 26일부터 판매 예정이다. 올해만 해도 트래비스 스콧과 제이 발빈이 맥도날드와 협력했다. 배경은 비슷할 것이다. 맥도날드는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기회를 원하고, 한편으로 팬데믹 시기에 드라이브 스루에 집중하면서 메뉴 선택을 단순화하고 싶어 한다. 실제로 트래비스 스콧 밀은 대단히 성공했다. 재미있는 것은 기존 메뉴를 재구성해서 각 아티스트의 이름을 붙였을 뿐, 무엇도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BTS 밀은 2가지가 다르다. 첫째, 세계 50개국에서 선보인다. 둘째, 한글 패키지를 포함한다. 맥도날드는 앞으로도 유명 인사 메뉴를 내겠지만,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음악 산업이 BTS를 바라보는 관점도 비슷한 방향에 있다.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했고,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거나 해결 가능하다.

 

이미 빌보드는 이 시장을 판매량이나 소비 행위를 측정하는 것으로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빌보드는 ‘빌보드 핫 트렌딩’ 차트를 준비 중이다. 빌보드 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가장 많이 듣는 노래를 찾지 않는다.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노래를 측정하고 순위를 매길 것이다. 그리고 매일 차트를 경신하고, 매일 어떤 일이 벌어졌고 왜 차트에 변화가 생겼는지 동영상 리포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제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사람들이 묻고 있다. BTS가 가능했다면 또 누가 어떻게 가능한가? 우리는 지금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은 영향력의 위력을 보고 있다.

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 빌보드 뮤직 어워드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