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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지
인터뷰오민지
사진 출처DARK MOON SAGA 유튜브

엔하이픈과 컬래버레이션한 하이브의 오리지널 스토리 ‘DARK MOON: 달의 제단’(이하 ‘다크문’) 애니메이션은 1월 9일 일본에서의 첫 방송을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80개 이상 지역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이는 K-팝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웹툰, 웹소설을 넘어 TV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된 첫 사례다. 더불어 K-팝이 한국 웹툰, 일본 애니메이션과 합작하면서 아시아의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결합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글로벌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다크문’ 시리즈의 론칭 4주년을 기념해 애니메이션 ‘다크문’의 시가 쇼코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에게 K-팝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웹툰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기까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새롭게 바꾸었는지, 제작 과정의 여러 선택들에 대해 물었다.

위버스 매거진 독자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시가 감독 :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다크문’의 감독을 맡게 된 시가 쇼코입니다. 약 12년간 연출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고, 감독으로서는 이번 ‘다크문’이 첫 작품입니다.

처음으로 감독으로서 작업을 하셨는데 어떠셨는지 궁급합니다.
시가 감독 : 연출은 각 에피소드의 감독 역할에 가까운 반면, 감독은 작품 전체를 총괄하는 포지션이다보니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고, 그리고 이로 인해 작품의 방향성이 정해진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어려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크문’은 K-팝 아티스트 엔하이픈의 오리지널 스토리에서 출발해 웹툰과 웹소설을 거쳐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된 콘텐츠입니다. K-팝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IP로 확장한 첫 사례 중 하나인 만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시가 감독 : 애니플렉스에서 트로이카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타진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감독 제안을 받았습니다. 원작을 읽은 적이 없었는데, K-팝 아티스트 회사가 해당 작품 원작을 만들었으며, 주인공 캐릭터는 실제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한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이야기를 듣고 읽어보니 굉장히 대담하고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있는 스토리라서 감독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다크문’을 처음 읽으셨을 때 소감은 어떠셨을까요? 그리고 그때 느끼셨던 ‘다크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시가 감독 : 처음에는 그저 뱀파이어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요. 물론 특수 능력이 있다거나 영생한다는 점은 예전의 뱀파이어들도 지닌 설정이지만, ‘다크문’은 낡은 이미지의 뱀파이어, 이를테면 흔히 말하는 ‘흡혈귀 백작’ 같은 괴물적인 요소가 없어요. 그리고 드라마틱하고 가혹한 스토리이지만, 정작 캐릭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모두 건전하고 밝아요. 그 점이 특징이자 매력이라고 느꼈습니다. 그 캐릭터 하나하나가 갖는 분위기 그 자체가 ‘다크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웹툰을 애니메이션화 하는 과정에서 어떤 점을 중시하면서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시가 감독 : 사실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지는 세상은 굉장히 미니멀한 세계이거든요. 작품에서 묘사하는 장면은 대부분 헬리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크문’도 뱀파이어의 이야기라기보다는 헬리와 친구들 그리고 수하라는 특별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 기적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뱀파이어라는 무서운 존재가 현실 세계에, 우리 곁에 존재한다.’ 라는 원작의 세계관을 실제처럼 느낄 수 있도록 묘사하려고 했습니다.  

원작에는 없는, 애니메이션에만 등장하는 오리지널 장면은 어떤 의도로 만드신 건지 궁금합니다.  
시가 감독 : 주인공 뱀파이어들은 정체를 숨기며 평화로운 학교 생활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스토리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신이 갖는 의미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상 장면을 굉장히 많이 추가했는데요. 7명 모두가 일심동체처럼 사이가 좋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서 주고받는 대화나 서로 놀리면서도 크게 싸우지는 않는 거리감을 중요시했습니다. 항상 장난꾸러기인 시온이 중심이 되어 장난을 치고 혼나는 과정이나, 방에 다같이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끔 했어요. 왜냐하면 등장인물들이 언제나 사건에 휘말리는 것도 아니고, 늘 애쓰거나 울거나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오히려 일상적인 모습에서 사람들은 캐릭터에게 친근감과 현실감을 느낄 테니까요. 그 과정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 수 있었으면 했어요. 물론 수하와 늑대인간들도 포함해서요. ‘다크문’의 등장인물들 모두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요.

‘다크문’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각자의 마음이나 관계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마음의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쓴 점이 있을까요? 
시가 감독 : ‘다크문’ 이야기엔 ‘뱀파이어를 증오하는 수하와 7명의 친구들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가 잠재되어 있습니다. 우선 수하는 평소엔 밝고 다정한 소녀이지만, 뱀파이어를 무서워하면서도 동시에 미워해요. 보는 이들에게는 스트레스로 느낄 정도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수하의 현재 감정이기에 격앙되거나 놀라는 모습은 강조하여 묘사하려고 했어요. 반면 헬리와 친구들은 수하에게 끌리면서도 뱀파이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들킬 수 없는 복잡한 심경에 빠져 있습니다. 수하의 사소한 언행 하나하나에 마음이 흔들리는 찰나의 감정을 표정이나 몸짓, 목소리 연기로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며 친구들의 심경도 큰 변화를 맞이할테니 그 부분을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변환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웹툰은 세로 스크롤 방식의 콘텐츠로 컷 구성이나 전개 리듬이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만큼, 원작을 애니메이션의 흐름에 맞게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시가 감독 : 웹툰은 만화와 비교할 때 사실 영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만화책이 가로로 페이지를 넘기는 방식이라면 웹툰은 세로로 스크롤하는 방식이잖아요. 만화책은 다음 페이지가 안 보임으로써 강약을 조절하는 독특한 매체입니다. 반면 웹툰의 경우 특별히 전환되는 부분 없이 매 신이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내가 어디까지 읽었을지 신경 쓰지 않고 연속적으로 읽게 되는 거죠. 다만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에피소드가 30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애니메이션화를 할 때는 영상의 길이에 맞춰 중요한 신이 어떤 것인지 취사 선택해야 하고, 이를 명확히 구현해내야 합니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매 화를 끝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웹툰과 애니메이션이 차이가 있습니다.

애니메이션화되면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 중 하나가 성우 라인업이기도 합니다.
시가 감독 : 애니메이션화 되면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말함으로써 그들은 입체적으로 변해갑니다. 그리고 시청자에게 다가가죠. 그래서 우선 7명의 뱀파이어 전원을 기억할 수 있게끔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시청자분들이 캐릭터 중 누군가는 꼭 좋아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목소리의 영향력은 절대적입니다. 성우의 연기력은 물론 훌륭하지만, 시청자가 연기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있어 성립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보는 사람은 때로는 단 한 마디 대사만으로도 그 인물이 어떤 성격인지 이해를 하죠. 그래서 원작에 파고든 캐릭터성에 최대한 부합할 만한 캐스팅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실존하는 엔하이픈과의 컬래버레이션이었기 때문에 만화에서 알 수 없는 부분 등은 엔하이픈 멤버들을 찾아가면서 참고했습니다. 이런 작업은 ‘다크문’에서만 가능하기에 어렵기도 했지만 재미있는 작업이기도 했어요. 녹음 현장에선 처음에는 성우분들에께 “가능한 한 자연스럽게 친한 느낌이 배어 나오도록 연기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정말로 친해지면 좋겠다” 고 디렉션을 드렸습니다. 특히 뱀파이어 팀과 늑대인간 팀은 각각 처음부터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싶었어요. 정말로 친하다면그건 연기에도 나타날 것이니까요. 수하도 마찬가지입니다. 수하가 들어온 이후로는 7명이었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현장에 있는 모두가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밝은 분위기 속에서 녹음 작업을 진행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다크문’을 기대하며 기다리고 계신 팬들과 시청자분들에게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시가 감독 : ‘다크문’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인 만큼 웹툰을 좋아하시는 분들, 애니메이션의 팬분들 그리고 엔하이픈의 팬분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통해 작품을 처음 알게 된 분들이 계시다면, 앞으로 웹툰도 보고, 엔하이픈에게도 관심을 가지면서 세계관이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너무 뿌듯할 것 같아요. 또한 한국 웹툰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화하는 것은 서로 다른 나라의 창작자들 간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이며, 이는 바로 ‘다크문’ 주제인 “서로 다른 인종끼리도 서로를 존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 시대에 이 주제를 가지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유의미하다고 생각하며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보시면서 어딘가에서 그 의미를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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