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한국에는 귀여움의 폭풍이 불었다. 이날 Mnet ‘엠카운트다운’에 일본 아이돌 그룹 큐티스트리트(CUTIE STREET, 통칭 큐스토)가 출연한 것. 큐스토는 자신들의 히트 곡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かわいいだけじゃだめですか?)’를 선보이며 무려 모든 가사를 한국어로 번안해 노래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까지 ‘엠카운트다운’에 등장한 일본 아티스트는 여럿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일본어를 그대로 부르거나 영어 버전을 불렀을 뿐, 본래 있던 곡의 가사를 한국어로 바꿔 부른 건 큐스토가 최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유튜브에 공개된 ‘엠카운트다운’ 라이브 영상은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3일 만에 300만 회를 돌파한 조회 수는 어느덧 1,000만 회를 넘어섰다. 한국에서의 크나큰 사랑에 힘입어 4월 10일 큐스토는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 한국어 버전을 싱글로 발매했다.
이런 큐스토의 인기는 일본에서 먼저 검증된 바 있다. 2024년에 데뷔하자마자 큐스토는 ‘MERY Z세대 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트렌드 10선’과 ‘2025년 트렌드 예측’에 나란히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9월에 발매한 데뷔 곡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는 현재 틱톡 조회 수가 75억 회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2024년에 시작된 큐스토 열풍은 기세를 몰아 2025년 12월 ‘제67회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고 2026년 3월에 열린 '제40회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에서는 국내 음악 부문 베스트 5 뉴 아티스트 중 한 팀으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처럼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큐스토의 매력은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 것일까? 이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큐스토를 좀 더 깊게 알아보자.

열정, “세상에 전력을 다하자!” (‘헬로 헬로 미래(ハロハロミライ)’ 중)
사실 큐스토는 결성 당시부터 관심을 한몸에 받은 그룹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PRODUCE 101 JAPAN THE GIRLS’에서 눈도장을 찍은 사쿠라바 하루카를 비롯해 아이돌로 데뷔한 적 있는 마스다 아야노와 우메다 미유, 카와모토 에미루와 유튜버로 활동했던 이타쿠라 카나, 배우로서 드라마나 연극 등에 출연해오던 사노 아이카, 인플루언서 후루사와 리사가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각자의 절실함을 안고 선발된 멤버들이었다. 당시 카와라보(KAWAII LAB.)에서는 5일간의 합숙 오디션을 통해 큐스토 멤버들을 선발했는데, 해당 과정이 담긴 다큐멘터리에서 멤버들은 “앞으로의 인생이 걸린 오디션(우메다 미유)”, “이번 기회는 절대로 붙잡고 싶다(사노 아이카).”라며 결연하게 의지를 다진다.
그런 만큼 마침내 데뷔한 큐스토는 큰 인기를 얻은 지금에 안주하지 않는다. 2025년 7월 ‘리얼사운드’에서 진행한 데뷔 1년 기념 인터뷰에서 사노 아이카는 “지금 CUTIE STREET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언제든 진지하게 임하는 것! SNS, 무대, 리허설, 이 모든 것에 온 힘을 다해 맞설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그런가 하면 ‘뮤직 어워즈 재팬(MUSIC AWARDS JAPAN)’ 무대에 섰던 경험을 두고 마나베 나기사는 “우리 팀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직시한 느낌이었다. (…) ‘우리도 반드시 따라잡겠다.’, ‘이곳에 어울리는 존재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라고 말하며 변함없는 열정을 드러내 보인다. 이처럼 데뷔 후에도 여전히 굳건한 큐스토의 열정은, 보는 이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되고 있다.

관계, “달려간 그 너머에서 너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봄 플레이크(ハルフレーク)’ 중)
그런 열정을 지닌 8명이 모였기 때문일까. 큐스토는 유대감이 끈끈하기로 유명하다. 같은 그룹 내 멤버들이 친밀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큐스토 내 멤버들의 관계에는 좀 더 특별한 부분이 있다.
그룹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멤버들은 “이 8명이면 분명 좋은 그룹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리사).”, “이 멤버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미유).”,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점점 더 깊어만 간다(카나).”, “큐스토로 활동하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에미루).”라고 답하며 서로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발산하고 있다. 이런 관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다시 큐스토의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에 열린 KAWAII LAB.4주년을 기념한 5DAYS 라이브 ‘KAWAII LAB. 4th Anniversary Special LIVE’ 큐티 스트리트 단독 공연의 날에는, 큐스토의 데뷔 2주년 기념 단독 라이브가 부도칸에서 열릴 거라는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합숙 기간부터 서로 믿고 의지하며 상징적인 공간인 부도칸을 목표로 함께 달려온 큐스토 멤버들은 이 8명이 함께 부도칸에 입성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무척 감격했다.
재미있게도 큐스토의 멤버 몇몇은 인플루언서와 그 팬(후루사와 리사-우메다 미유)으로 만난 적이 있거나 같은 아이돌 그룹에서 활동하는 등(마스다 아야노-우메다 미유) 데뷔 전부터 서로 인연이 있던 사이다. 이런 관계성을 기반으로 8명의 멤버들은 각자의 마음을 쌓아 올려, 지금의 큐스토에 이르렀다.

실력, “사실은 귀여움뿐만이 아닐걸”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 중)
‘귀여움’을 강조하는 그룹명과 콘셉트, 노래 때문에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큐스토의 멤버들은 각자 출중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 사쿠라바 하루카는 ‘PRODUCE 101 JAPAN THE GIRLS’ 시절, 9회의 콘셉트 배틀 ‘AtoZ’ 무대에서 오로지 뛰어난 댄스 실력으로 순위를 14계단이나 올린 바 있다. 이타쿠라 카나의 경우 ‘큐스토의 노래(きゅーすとのうた)’와 ‘디스코 뮤턴트!(でぃすこみゅーたんと!)’의 솔로 파트에서 특기인 로봇 댄스를 선보인다. 큐스토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댄스 프랙티스 영상을 보면 큐스토가 단순히 콘셉트로만 승부하는 그룹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높은 퍼포먼스력을 갖춘 큐스토는 모든 라이브에서 생 라이브로 공연하기에 무대에서 폭발시키는 에너지가 굉장하다. 공식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이런 라이브 영상들을 보고 유입되는 팬층도 꽤 존재한다. 그 증거로,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투어 ‘1st ANNIVERSARY JAPAN TOUR 2025 CAN'T STOP CUTIE’는 약 4만 8,000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앨범 판매량 역시 순조롭게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작년 7월에 발매한 ‘갑자기 스톱할 수 없어! / 지구 메이크업 계획(キューにストップできません!/ちきゅーめいくあっぷ計画)’은 발매 첫 주에만 50만 장 이상을 팔아치우며 주간 싱글 판매 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빌보드 재팬’의 분석 기사에 따르면 이는 이전 앨범보다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성적은 모두 큐스토의 귀여움 이면에 자리한 반전 매력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개성, “우리는 말이지, KAWAII MAKER 주목하라!” (‘지구 메이크업 계획’ 중)
“오늘도 귀여워! 내일도 귀여워! 우리는 귀여워! KAWAII MAKER!”
큐스토가 공연에 임하기 전에 외치는 구호다. 후르츠 지퍼(FRUITS ZIPPER, 통칭 후룻파)와 마찬가지로 아소비 시스템의 아이돌 프로젝트 카와라보에 소속되어 있는 큐스토는 ‘카와이 메이커(KAWAII MAKER)’라는 콘셉트 아래에서 “나는 어떤 나(CUTIE)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STREET).”라며 당찬 목표가 돋보이는 그룹명을 내세운다. 그래서일까. 큐스토는 어디든 닿을 수 있는 SNS에 공격적으로 영상을 올리며 그 영향력을 넓혀 나가고 있다. 큐스토는 카와라보에서 네 번째로 데뷔한 그룹이지만 2026년 4월 기준으로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벌써 6,000개가 넘게 업로드하며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 흔히 “예쁜 컵케이크”, “샤워볼”이라 일컫는 의상이 더해져 큐스토는 SNS에서 금방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존재감을 갖추게 됐다. 멤버 컬러를 강조한 의상 콘셉트는 카와라보에서 데뷔한 모든 그룹에게 해당되는 사안이지만 멤버별로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다. 그에 관해 카와라보의 프로듀서 키무라 미사는 “프로듀싱의 근본에 ‘어떤 그룹에도 센터를 만들지 않는다.’는 일관된 규칙을 두고 있다.”라며,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생각 아래, 외모·성격·개성의 차이를 인정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이를 곡에도 반영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런 카와라보의 지향점이 큐스토 특유의 콘셉트와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예상보다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큐스토의 귀여움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태도,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걸어가자, 너를 구하는 빛이 될 거니까” (‘Shooting Star’ 중)
마지막으로 짚고 싶은 것은 큐스토가 팬을 대하는 태도, 그중에서도 한국 팬을 향해 보여주는 태도다. 앞서 설명했듯 지난 3월 단독 내한 라이브를 위해 입국한 큐스토는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해 ‘귀엽기만 하면 안 되나요?’를 완벽하게 로컬라이징해 틀리는 부분 없이 불렀다. 이와 관련해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자 ‘릴레이댄스’ 영상도 공개했는데, 여기에서도 한국에서의 ‘릴레이댄스’ 동선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체득한 모습을 보여 갓 ‘입덕’한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2025년 11월에 먼저 내한한 같은 카와라보 소속 후룻파와 비교해봐도 눈에 띄게 적극적인 행보다. 여전히 한국 팬들의 러브콜이 빗발치자 큐스토는 4월 10일 한국어 버전을 싱글로 정식 발매했고, 7월 추가 내한 공연까지 확정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유행하는 밈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쇼츠를 꾸준히 업로드하며 일상적 교감까지 이어가고 있다. 큐스토의 무대와 콘텐츠를 본 한국 팬들은 자국어를 열심히 연습해 다가오는 아이돌의 노력이 어떤 마음을 불러일으키는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 이처럼 큐스토가 한국 팬들에게 내미는 손은 단순한 마케팅의 영역을 넘어, 팬들에게 전하고픈 진심으로 읽히고 있다. 이 진심이 한국이라는 낯선 무대 위에서도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열정, 관계, 실력, 개성 그리고 태도. 이 다섯 가지가 어우러진 자리에 서 있는 큐스토는 앞으로 '어떤 나'를 보여줄까? 더 눈부실 그들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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