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e at Coachella 2026 - Justin Bieber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2026년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에서 저스틴 비버의 무대에 대한 흔한 비판은 크게 두 가지다. 무대가 성의 없다, 과거 히트 곡을 제대로 부르지 않은 것은 2023년 저작권 매각 때문이다.
우선 저작권 매각은 공연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과 무관하다. 당장 ‘코첼라’에서 ‘기스(Geese)’가 저스틴 비버의 ‘Baby’를 커버했다. 공연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이 저스틴 비버에게 돌아가지 않을 뿐이다. 저스틴 비버의 공연이 최신 곡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점은 예상된 바였다. ‘코첼라’에 앞서 LA에서 열린 2차례의 비공개 공연에서 그는 ‘SWAG’ 수록 곡만 20곡 이상 불렀다. 여기에 예전 노래를 ‘SWAG’ 시기의 사운드로 부른다면 이질감은 더 컸을 것이다. 대신 저스틴 비버는 “내 인생은 완전히 공개되어 있다.”고 말하며 유튜브에 영원히 남은 과거의 자신과 화음을 나누기로 했다. 2주 차에 등장한 ‘One Less Lonely Girl’ 이벤트까지, 그는 자기 노래를 가장 정확하게 부를 줄 아는 사람이다.
이 공연이 ‘코첼라’ 헤드라이너의 정석처럼 발전해온 연극적 스펙터클과 다르다고 ‘성의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 공연은 ‘코첼라’의 라이브 스트리밍이 단순한 현장 중계가 아니라 별도의 작품으로 발전해온 결과다. 무대 디자인, 조명, 대형 화면, 촬영 등이 하나의 총체로 묶여 오직 현장에서만 가능했을 특별한 경험을 만든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전부가 완벽하게 수행되었기 때문이다. 오프닝 ‘All I Can Take’의 로우 앵글이 비네팅과 천장의 조명 세트를 결합하는 방식, ‘Everything Hallelujah’에서 같은 조명이 후광으로 비추는 순간, 1주 차 ‘DAISIES’에서 맥기(Mk. Gee)를 무대 뒤편 언덕 위에 두고 조명과 심도를 결합해 상상 속 존재처럼 보여주는 연출, 이어서 마지막 불꽃과 저스틴 비버의 이름이 가로지르는 스크린까지, 모든 설계가 명확하다. ‘게으르다’는 단어는 여기 속하지 않는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김복숭(작가): 혈액암을 앓고 있는 줄리언 반스는 세상을 떠난 아내 없이 혼자 런던에서 살아가고 있다. 책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의 제목은 화자이자, 동시에 저자 줄리언 반스 자신을 설명하는 문장이다. 그리고 이 소설—혹은 책—은 작가의 80번째 생일에 맞춰 출간되었다. 그동안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어 온 그이지만, 이번 신작(그리고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작품)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소설일까, 자서전일까 혹은 에세이집일까. 어디까지가 기억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인지 알 수 없는 이 책은 장르를 넘나들다 못해, 결국 새로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화자(혹은 작가?)는 그 구분이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길지 않은 이야기 앞뒤를 감싸는 글들은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때론 기억의 흐릿함을, 혹은 죽음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글로 적어내렸다. 이야기 흐름에서 너무 벗어난 듯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봐준 독자들에게 건네는 줄리언 반스의 직접적인 감사의 인사 앞에서 독자는 이내 책장을 넘기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는 어쩌면 가장 아날로그 방식의 ‘샤라웃’에 가깝다. 책의 중반부는 좀 더 고전적인 소설의 형식을 띤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를 세밀하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그려냈다. 작가는 다시금 사랑의 부당함과 복잡함에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그 아름다움을 칭송한다.
소설이든,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든, 결국 독자는 책 제목이 예고한 슬픔에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끝내 그 슬픔은 희망과 감사로 나아간다. 작가의 전작들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는 책인 만큼, 줄리언 반스의 세계를 좀 더 깊이 탐험하고 싶다면 주의 깊게 마주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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