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NoW] 테일러 스위프트의 ‘재녹음’
‘테일러스 버전’의 ‘Fearless’ 듣기
2021.03.05
2월 11일 테일러 스위프트는 2008년 앨범 ‘Fearless’를 재녹음했다고 발표했다. 재녹음한 이 앨범의 공식명칭은 ‘Fearless(Taylor’s Version)’이다. 12일에는 수록곡 ‘Love Story(Taylor’s Version)’를 공개했다. ‘Fearless’는 그녀의 첫 1위 앨범이고, ‘Love Story’는 두 번째 ‘톱 10’ 히트곡이다. 그리고 테일러 스위프트는 2006년 데뷔작 ‘Taylor Swift’부터 2017년 ‘reputation’까지 6장 전부를 ‘테일러스 버전’으로 새롭게 녹음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초기 앨범 6장의 마스터에 대한 것이다. 2018년 테일러 스위프트는 기존 소속사 빅 머신을 떠나 유니버설뮤직과 계약했다. 2019년 7번째 앨범 ‘Lover’를 발표할 무렵, 유명 매니지먼트 스쿠터 브라운의 회사가 빅 머신을 인수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 앨범의 마스터 권리에 대한 논쟁이 불거졌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완전한 통제 권한을 원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실제로 유니버설뮤직과 계약한 모든 앨범의 마스터는 그녀에게 돌아갔다.
마스터란 한마디로 녹음 결과물에 대한 권리다. 이는 지적재산권, 곧 창작에 대한 권리와 성격이 다르다. 당신이 어떤 노래를 작사/작곡하여 음반사와 계약을 하고 녹음을 했다면, 그 녹음을 어떻게 할지는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마스터 보유자는 그 녹음을 음반으로 만들어 팔고, 스트리밍에서 수익을 얻는다. 영화와 TV, 게임에 사용 권한을 줄 수도 있다. 반면 ‘커버’를 허락하는 것은 송라이터의 고유 권한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이 쓴 멜로디와 가사를 빌어와 노래를 한다면, 그 멜로디와 가사를 쓴 사람에게 그것을 허용할 권리가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이 발표한 모든 노래의 송라이팅에 참여했으므로, 스스로 ‘커버 버전’을 녹음할 권한이 있다. 그리고 새롭게 녹음된 ‘커버’는 새로운 ‘마스터’를 형성한다. 이것이 ‘재녹음’이라는 아이디어의 출발점이다.
의문 하나. 그렇다고 기존 오리지널 버전의 마스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맞다. 과거 프린스나 데프 레파드가 재녹음과 새로운 마스터를 만들었지만, 음반사와의 협상 무기 정도에 그친 이유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는 재녹음의 동기로 보건대 끝까지 갈 가능성이 크고, 최선의 경우 음악 시장에서 오리지널 마스터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이 가장 큰 변수다. 음반과 달리 스트리밍에서는 어제까지 듣던 오리지널 버전 대신, 테일러스 버전을 어떤 추가 비용 없이 들을 수 있다. 오리지널 마스터를 가지고 있을 때의 대응도 어렵다. 과거 소속사를 떠난 아티스트에게 악몽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방법은 베스트 앨범 무단 제작이었다. 신작 발표를 앞두고 베스트 앨범을 터뜨리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대에 베스트 앨범은 그만한 힘이 없다. 대중이 신작보다 익숙한 베스트 앨범에 지갑을 연다는 가정은 음반 시대에나 가능하다. 무엇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강력한 팬 베이스는 그녀의 메시지에 동의하고 테일러스 버전을 정본으로 인정할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을 쓰고 싶은 영화나 게임 제작자, 샘플링을 원하는 다른 아티스트, 라디오 방송이 압박을 느낄 것은 당연하다. ‘Love Story(Taylor’s Version)’가 오리지널과 비교할 때 급격한 변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일러스 버전은 역설적으로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을 때 더 큰 파급력을 가진다.
질문 하나. 차트나 시상식은 어떻게 되는가? 리믹스나 피처링 기준에 관련된 기준에 비해 간단하다. 노래나 음반의 재녹음은 오리지널과 개별 취급된다. 따라서 앞으로 나오는 모든 테일러스 버전은 모든 차트 기록을 새롭게 작성할 것이다. 시상식도 다르지 않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원하기만 하면 시상식에 후보로 제출할 수 있다. 물론 재녹음의 예술적 가치에 표를 얻는 일은 다른 문제다. 마스터는 음반사의 가장 중요한 권리이고, 음악업계는 자연히 ‘Love Story(Taylor’s Version)’의 성적에 관심을 갖는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공개 첫 주 스트리밍은 1,370만 회를 기록했고, 컨트리 부문 스트리밍 1위를 기록했다. 오리지널 ‘Love Story’도 주간 340만 회로 평상시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오리지널 버전이 재녹음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은 이미 나온 바 있다. 사람들은 자연히 재녹음과 오리지널 버전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일러스 버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몇 년간 지켜볼 일이다. 이미 라디오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만약 테일러스 버전이 시장의 첫 번째 마스터로 자리 잡는다면, 테일러 스위프트는 뮤지션 권리에 대한 역사에서 새로운 차원을 열 것이다.
이 계획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초기 앨범 6장의 마스터에 대한 것이다. 2018년 테일러 스위프트는 기존 소속사 빅 머신을 떠나 유니버설뮤직과 계약했다. 2019년 7번째 앨범 ‘Lover’를 발표할 무렵, 유명 매니지먼트 스쿠터 브라운의 회사가 빅 머신을 인수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 앨범의 마스터 권리에 대한 논쟁이 불거졌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완전한 통제 권한을 원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실제로 유니버설뮤직과 계약한 모든 앨범의 마스터는 그녀에게 돌아갔다.
마스터란 한마디로 녹음 결과물에 대한 권리다. 이는 지적재산권, 곧 창작에 대한 권리와 성격이 다르다. 당신이 어떤 노래를 작사/작곡하여 음반사와 계약을 하고 녹음을 했다면, 그 녹음을 어떻게 할지는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마스터 보유자는 그 녹음을 음반으로 만들어 팔고, 스트리밍에서 수익을 얻는다. 영화와 TV, 게임에 사용 권한을 줄 수도 있다. 반면 ‘커버’를 허락하는 것은 송라이터의 고유 권한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이 쓴 멜로디와 가사를 빌어와 노래를 한다면, 그 멜로디와 가사를 쓴 사람에게 그것을 허용할 권리가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이 발표한 모든 노래의 송라이팅에 참여했으므로, 스스로 ‘커버 버전’을 녹음할 권한이 있다. 그리고 새롭게 녹음된 ‘커버’는 새로운 ‘마스터’를 형성한다. 이것이 ‘재녹음’이라는 아이디어의 출발점이다.
의문 하나. 그렇다고 기존 오리지널 버전의 마스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 맞다. 과거 프린스나 데프 레파드가 재녹음과 새로운 마스터를 만들었지만, 음반사와의 협상 무기 정도에 그친 이유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는 재녹음의 동기로 보건대 끝까지 갈 가능성이 크고, 최선의 경우 음악 시장에서 오리지널 마스터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이 가장 큰 변수다. 음반과 달리 스트리밍에서는 어제까지 듣던 오리지널 버전 대신, 테일러스 버전을 어떤 추가 비용 없이 들을 수 있다. 오리지널 마스터를 가지고 있을 때의 대응도 어렵다. 과거 소속사를 떠난 아티스트에게 악몽을 안겨주는 대표적인 방법은 베스트 앨범 무단 제작이었다. 신작 발표를 앞두고 베스트 앨범을 터뜨리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대에 베스트 앨범은 그만한 힘이 없다. 대중이 신작보다 익숙한 베스트 앨범에 지갑을 연다는 가정은 음반 시대에나 가능하다. 무엇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강력한 팬 베이스는 그녀의 메시지에 동의하고 테일러스 버전을 정본으로 인정할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을 쓰고 싶은 영화나 게임 제작자, 샘플링을 원하는 다른 아티스트, 라디오 방송이 압박을 느낄 것은 당연하다. ‘Love Story(Taylor’s Version)’가 오리지널과 비교할 때 급격한 변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테일러스 버전은 역설적으로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을 때 더 큰 파급력을 가진다.
질문 하나. 차트나 시상식은 어떻게 되는가? 리믹스나 피처링 기준에 관련된 기준에 비해 간단하다. 노래나 음반의 재녹음은 오리지널과 개별 취급된다. 따라서 앞으로 나오는 모든 테일러스 버전은 모든 차트 기록을 새롭게 작성할 것이다. 시상식도 다르지 않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원하기만 하면 시상식에 후보로 제출할 수 있다. 물론 재녹음의 예술적 가치에 표를 얻는 일은 다른 문제다. 마스터는 음반사의 가장 중요한 권리이고, 음악업계는 자연히 ‘Love Story(Taylor’s Version)’의 성적에 관심을 갖는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공개 첫 주 스트리밍은 1,370만 회를 기록했고, 컨트리 부문 스트리밍 1위를 기록했다. 오리지널 ‘Love Story’도 주간 340만 회로 평상시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오리지널 버전이 재녹음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은 이미 나온 바 있다. 사람들은 자연히 재녹음과 오리지널 버전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일러스 버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몇 년간 지켜볼 일이다. 이미 라디오에서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만약 테일러스 버전이 시장의 첫 번째 마스터로 자리 잡는다면, 테일러 스위프트는 뮤지션 권리에 대한 역사에서 새로운 차원을 열 것이다.
TRIVIA
음악 저작권
음악에 대한 저작권(copyright)은 복잡하기로 악명이 높다. 크게 작곡 권리(composition)와 마스터 권리(master recording)로 나뉜다. 작곡 권리는 멜로디와 가사를 창작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마스터 권리는 특정한 녹음 결과물의 소유권이다. 마스터 권리는 통상 음반사(recording company)가 관리하고, 대부분 소유한다. 작곡 권리는 작사/작곡자가 보유하며, 보통 퍼블리셔(publisher)라는 회사가 계약을 통하여 관리한다. 두 권리의 구성은 계약마다 다르고, 이에 따라 음반 판매, 스트리밍, 공연에 따르는 수익이나 커버, 샘플링 등 각종 상업적 이용에 대한 허용 권한 등이 결정된다.
음악 저작권
음악에 대한 저작권(copyright)은 복잡하기로 악명이 높다. 크게 작곡 권리(composition)와 마스터 권리(master recording)로 나뉜다. 작곡 권리는 멜로디와 가사를 창작한 사람에게 주어지고, 마스터 권리는 특정한 녹음 결과물의 소유권이다. 마스터 권리는 통상 음반사(recording company)가 관리하고, 대부분 소유한다. 작곡 권리는 작사/작곡자가 보유하며, 보통 퍼블리셔(publisher)라는 회사가 계약을 통하여 관리한다. 두 권리의 구성은 계약마다 다르고, 이에 따라 음반 판매, 스트리밍, 공연에 따르는 수익이나 커버, 샘플링 등 각종 상업적 이용에 대한 허용 권한 등이 결정된다.
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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