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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자연, 정서희(영화 저널리스트)
사진 출처KBS 2TV

‘더 시즌즈 - 지코의 아티스트’ (KBS 2TV)
곽자연: 신곡 ‘SPOT! (feat. JENNIE)’으로 주요 음원 차트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한 지코가 음악 토크쇼 MC에 도전한다. ‘박재범의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최정훈의 밤의 공원’, ‘악뮤의 오날오밤’ 그리고 ‘이효리의 레드카펫’까지 이어진 ‘더 시즌즈’의 새 시즌, ‘지코의 아티스트’다.

지난 4월 30일에 방영된 유튜브 채널 ‘동네스타K’에서 지코가 “약간 노장 같아 보이나? 저 현역이거든요?”라며 살짝 억울해했던 건, 그가 그만큼 나이에 비해 여러 영역을 ‘마스터’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로든 프로듀서로든 이미 상당한 커리어를 쌓은 그다. 하지만 ‘지코의 아티스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MC로서의 모습만큼은 신인 MC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자신의 노래 ‘Artist’를 부르며 등장한 지코는 떨리는 목소리로 “MC가 되었어요.”라며 “꿈의 무대”였던 KBS 음악 토크쇼에 “이름을 걸고 MC를 맡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한껏 들떠 있고, 래퍼 특유의 마이크 헤드를 감싸는 제스처를 고쳐 잡으며 “앞서 제작진분들이 주의를 주었는데 긴장해서 까먹었다.”며 허둥지둥하기도 한다. 게스트로 출연한 비도 “지코가 긴장한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오늘 왔는데 엄청 긴장돼 보이더라.”고 놀랐을 정도다. 하지만 또 다른 게스트로 출연한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말했듯, 어떤 일이든 “금방 잘해버리는” 지코이기에 그의 이런 모습은 “앞으로는 못볼 모습”일지도 모른다. 뭐든지 잘하는 현역 래퍼이자 프로듀서가 이제 막 데뷔한 신인 MC로 돌아왔다. 그의 MC 성장기는 ‘지코의 아티스트’를 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될 듯하다.

‘악마와의 토크쇼’
정서희(영화 저널리스트): 밀도 높은 공포 함량을 기대한다면 빗나갈 수도 있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점프 스케어를 노리지 않는다. 영화는 “오컬트 부흥기”였던 1977년 미국, 특집 쇼 생중계 도중 벌어진 초유의 방송사고가 고스란히 녹화된 영상과 비하인드 영상이 47년 만에 발견됐다는 파운드 푸티지 형식을 취한다. 만년 2위 꼬리표를 떼고 싶은 진행자 잭 델로이(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와 제작진들은 시청률 1위를 위해 사활을 건 낚시질이 필요하다. 그렇게 기획한 핼러윈 전날 밤의 ‘올빼미 쇼’. 영매 크리스투(페이샬 바찌)와 초자연 현상 회의론자 카마이클(이안 블리스), 사탄 숭배 모임 집단 자살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릴리(잉그리트 토렐리)와 책 ‘악마와의 대화’를 저술한 초심리학자 준(로라 고든)을 스튜디오 게스트로 초대한다. 악마가 릴리의 몸에 빙의하는 광경을 압권이라 하기엔, 관람 전부터 예상한 장면이다. 그래서 호러가 아닌 고발에 방점을 찍는 후반부에 그럴싸해진다. 잭 델로이가 속한 ‘고위층’ 남성들의 비공개 모임 ‘그로브’와 비흡연자임에도 폐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잭 델로이의 아내 매들린(조지나 헤이그)의 연관, 더 높은 수치 달성을 목표로 굴러가는 쇼 비즈니스 산업의 작동 방식, 성공이라는 미명, 자신이 기꺼이 바치고 빚지고 제물 삼은 것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깨닫는 어떤 남자의 넋 나간 얼굴. TV 쇼가 이보다 진실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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