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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덕
디자인김민경

매주 토요일 자 빌보드 200 차트는 보통 화요일에 발표된다. 9월 7일 자 차트라면 9월 3일 화요일에 빌보드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하지만 이번 주 차트 발표는 만 하루 정도 지난 수요일에나 확인 가능했다. 미국의 9월 2일 노동절 연휴 영향도 있었지만, 보다 큰 이유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Short n’ Sweet’과 트래비스 스콧의 ‘Days Before Rodeo: The Prayer’가 8월 23일 공개 이후 일주일 내내 뜨거운 1위 경쟁을 펼친 덕분이다. 차트 발표를 미뤄가며 성적 집계와 검증을 거친 결과, 두 앨범의 순위는 불과 1,000단위 수준의 차이로 결정되었다.
1위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Short n’ Sweet’이다. 주간 성적 36.2만 단위로 2024년 앨범 중 3위에 해당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 260만 단위, 비욘세의 ‘Cowboy Carter’ 40.7만 단위 다음이다. ‘Short n’ Sweet’은 사브리나 카펜터의 일곱 번째 차트 진입작이면서 첫 1위 앨범이다. 이전에는 20위권 이내에도 든 적이 없으며, 직전 앨범 ‘emails i can’t Send’의 23위가 기존 최고 순위다. 이 앨범은 ‘Nonsense’나 ‘Feather’ 같은 팝 에어플레이 1위 곡을 내고, ‘Feather’는 그의 첫 톱 40 히트 곡으로, 사브리나 카펜터의 부상을 상징하는 앨범이다. 하지만 그 다음 행보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옆자리가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2년 전 ‘emails i can’t Send’의 데뷔 주간 판매량은 1.8만 단위였다. 이제 그는 20배 이상의 성적을 올린다.
트래비스 스콧의 ‘Days Before Rodeo: The Prayer’는 주간 성적 36.1만 단위로 2위다. 이는 2024년 앨범 중 4위이고, 랩 앨범 중 최고 판매량이다. 그의 솔로 앨범 다섯 장은 모두 빌보드 200 톱 3에 올랐고, 그중 1위 앨범은 3장이다. ‘Days Before Rodeo: The Prayer’는 트래비스 스콧의 2014년 믹스테이프로 올해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상업적인 음원 발매 및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샤부지의 ‘A Bar Song (Tipsy)’이 8번째 1위에 올랐다. 2024년 핫 100 최고 히트 곡의 자리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남은 기간과 연말 캐럴 시장을 생각하면 그 지위를 끝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음원과 라디오는 여전히 1위이고, 스트리밍은 특별한 성적 하락이 없지만 사브리나 카펜터와 레이디 가가의 등장으로 5위까지 내려갔다.

1위는 안정적이지만 그 아래 상위권에는 태풍이 왔다. 사브리나 카펜터의 앨범 ‘Short n’ Sweet’에 수록된 신곡 ‘Taste’가 2위로 데뷔했다. 그에 더하여, 이미 정상에 오른 바 있는 ‘Please Please Please’가 지난주 9위에서 3위, ‘Espresso’가 지난주 7위에서 4위로 올라왔다. 이로써 사브리나 카펜터는 차트 2, 3, 4위를 독식했다. 톱 5에 세 곡을 동시에 올린 아티스트는 역대 8팀뿐이다. 테일러 스위프트, 아리아나 그란데와 함께 여성 아티스트는 셋뿐이다. 나머지 다섯은 비틀스, 50센트, 저스틴 비버, 드레이크, 21 새비지다.
‘Espresso’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첫 톱 5 히트 곡이었다. ‘Please Please Please’와 ‘Taste’는 그 뒤로 연달아 히트하여 각각 1위와 2위까지 올랐다. 이번 주에 사브리나 카펜터는 자신의 첫 톱 5 히트 곡 세 개를 동시에 톱 5에 올린 셈이다. 세 곡이 줄지어 차트 최상위권에 오르면서, 세 곡 모두의 열기가 뜨거워야 가능한 기록이다. 이는 1964년 3월, 비틀스가 ‘I Want To Hold Your Hand’, ‘She Loves You’, ‘Please Please Me’를 각각 1, 2, 4위에 올린 이후 처음이다. 솔로 아티스트로는 역사상 최초다. 물론 비틀스는 같은 기록을 5주간 연속 달성했다는 점에서 다시 보기 힘든 사례다.
세 노래는 같은 순서로 영국 차트 1, 2, 3위를 석권했다. 영국 앨범 차트 1위와 싱글 차트 1~3위를 휩쓴 경우는 에드 시런과 해리 스타일스 이후 처음이다. 호주 차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앨범 차트 1위와 싱글 차트 1~3위다. 지난 4월 테일러 스위프트 이후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Short n’ Sweet’ 수록 곡 12개가 모두 빌보드 핫 100에 진입했다. 2위 ‘Taste’부터 41위 ‘Lie To Girls’까지 모두 50위 이내의 성적이다.

‘Short n’ Sweet’와 ‘Days Before Rodeo: The Prayer’의 경쟁과 극적인 결말을 이해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벌어진 일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참고로 9월 7일 자 차트의 집계 기간은 8월 23일부터 29일이었다. 트래비스 스콧이 ‘Days Before Rodeo: The Prayer’의 10주년 발매 소식을 알린 것이 8월 18일로 ‘Short n’ Sweet’가 데뷔를 앞둔 주말이었다. 사브리나 카펜터 입장에서는 갑자기 위협적인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8월 23일 ‘Day Before Rodeo: The Prayer’는 최초 두 가지 버전의 디지털 앨범을 냈다. 10년 전 발표한 12곡이 담긴 스탠더드 버전과 그의 홈페이지가 독점 판매한 보너스 트랙 5개 포함 버전이다. 모두 4.99달러에 판매되었다. 4.99달러는 빌보드 200 성적으로 집계되는 앨범 판매의 최저 가격이다. 8월 27일 무렵의 차트 전망은 ‘Short n’ Sweet’이 훌륭한 스트리밍 성적과 10만 중반의 앨범 판매로 무난히 1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무리 트래비스 스콧이라도 10년 전에 공개한 ‘Day Before Rodeo: The Prayer’로 유의미한 스트리밍 성적을 만들기는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집계 기간 후반으로 갈수록 ‘Day Before Rodeo: The Prayer’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1위를 위협한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Short n’ Sweet’의 디지털 앨범은 애초 12곡짜리 기본 버전만 판매했다. 하지만 ‘Day Before Rodeo: The Prayer’의 1위 가능성이 현실화된 집계 기간 막바지에 3가지 버전을 한정 발매했다. 28일 저녁 보너스 트랙 ‘Needless to Say’를 추가한 첫 디럭스 버전을 냈다. 29일 오후에는 ‘Busy Woman’을 추가한 두 번째 추가 버전을, 29일 저녁에는 ‘Taste’의 데모 버전을 수록한 세 번째 버전을 냈다. 세 버전은 모두 4.99달러에 판매되었고, 8월 29일까지만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Day Before Rodeo: The Prayer’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8월 29일 하루 동안 추가 버전 5종을 추가 공개했다. 첫 추가 버전 ‘Vault 1’이 29일 아침에, 다섯 번째 ‘Vault 4’는 29일 미국 동부 시간 기준 밤 11시 30분에 나왔다. 이 역시 30일부터는 구매할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펼쳐진 경합이 차트 발표 지연까지 이어졌다. ‘Day Before Rodeo: The Prayer’에게 아쉬움이 남는다면, CD와 바이닐 판매는 아직 선주문 상태로 배송되지 않아 판매량으로 집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물 앨범 배송은 2~3주 소요된다고 안내된 바, 당장 도움이 될 형편이 안 된 것도 사실이다.
차트 경쟁에 관해 오해할 필요는 없다. 모든 차트 전략 및 결과와 마찬가지로, 최근 유행하는 디지털 앨범 버전의 한정 판매가 순위를 결정짓는 모든 것이 아니다. 사브리나 카펜터는 최근 기준으로 간결한 12곡 앨범으로 2.3억 회의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앨범의 데뷔 기록으로 4위에 해당한다. ‘Short n’ Sweet’의 앨범 버전은 바이닐 9종, CD 5종, 카세트테이프 2종, 디지털 4종으로 구성되었다. 앨범 판매 18.4만 장을 나눠 보면, 바이닐이 가장 많은 10.5만 장으로 2024년 앨범 중 2위 기록이다. CD가 3.3만 장, 디지털 4.5만 장이다. 바이닐 판매는 팬의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라고 해도 좋다. 스트리밍과 바이닐 판매 모두 상당한 기록이고, 이 중 무엇 하나가 빠져도 1위를 할 수 없다.

지민의 ‘MUSE’는 빌보드 200 80위다. 지민은 아티스트 100 51위다. ‘Who’는 핫 100 38위, 스트리밍 송즈 36위다. 글로벌 200은 12위, 미국 제외 글로벌은 7위다.
스트레이 키즈의 ‘ATE: Mini Album (EP)’는 빌보드 200 50위, 톱 앨범 세일즈 7위다. 아티스트 100 35위다.
엔하이픈의 ‘ROMANCE : UNTOLD’는 빌보드 200 134위, 톱 앨범 세일즈 9위다. 아티스트 100 74위다.
어거스트 D의 ‘마지막 (The Last)’가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2위로 데뷔했다. 어거스트 D는 아티스트 100 57위로 재진입했다.
캣츠아이의 ‘SIS (Soft Is Strong) (EP)’는 톱 앨범 세일즈 14위, 히트시커즈 앨범즈 4위, 이머징 아티스트 8위다.
엔믹스의 ‘Fe3o4: STICK OUT (3rd EP)’가 톱 앨범 세일즈 15위, 히트시커즈 앨범즈 12위로 데뷔했다. 엔믹스는 이머징 아티스트 13위로 재진입했다.
톱 앨범 세일즈 차트에서 NCT 127의 ‘WALK: The 6th Album’이 32위다.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We Are Bulletproof : the Eternal’이 25위로 재진입했다.
이머징 아티스트에서 레드 벨벳 42위, 라이즈 44위, 리사 49위다. 이 차트는 아티스트 100과 동일 규칙을 사용하나, 핫 100 또는 빌보드 200 25위 이내 진입 기록이 없는 아티스트만 등재한다.
글로벌 200에서 정국의 ‘Standing Next to You’가 195위로 재진입했다. K-팝은 10곡에서 9곡으로 한 곡 줄었다. 전체적인 K-팝 순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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