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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은, 서성덕
사진 출처 BANGTANTV
디자인MHTL

‘달려라 석진', 모두의 이웃이 된 슈퍼스타
김리은: 슈퍼스타가 돌아왔다. 누군가는 이 간결한 명제만으로도 콘텐츠의 흥행이 보장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진의 전역 직후 촬영된 ‘달려라 석진’은 한라산 등반으로 시작됐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장비 이동을 비롯한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발 1,950m에 오르는 산을 등반한다는 건 출연자에게도, 제작진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진은 전역 이틀 차에 제작진에게 말했다. “고생해도 되죠.” 이후 그는 14년 만에 방문한 모교에서 학생들과 무려 1대 26으로 체육 대결을 펼쳤고, PC 방에서는 어린이들의 끝없는 질문에 대답하면서 아르바이트와 게임을 병행했다. 모교 방문만으로도 동네가 들썩이고, 유명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가 “(방탄소년단 덕분에 한국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여행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슈퍼스타. 하지만 그 슈퍼스타는 미션을 위해 등산객들에게 말을 건넬 때조차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게 어렵구나.”라며 어떻게 상대방에게 다가갈지를 고민한다.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며 세계를 확장하는 진의 모습은 그 자체로 ‘달려라 석진’을 진행하는 마중물이 된다. 

이전부터 스스로를 “월드와이드 핸섬”으로 소개하며 손키스를 날리는 진 특유의 위트는 팬들과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곤 했다. ‘달려라 석진’에서도 그가 가진 고유의 태도가 변화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예의 바르게 자신을 소개하다가도 ‘싸움짱’이 누구인지를 물으며 즉석 팔씨름을 펼치거나, 초등학생과의 게임에서 승리하고 캐릭터를 흉내내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진은 공을 던지기 전에 “숙이지 마. 얼굴 맞으니까.”라며 학생들의 안전을 염려했고, 주문이 밀려 바쁜 와중에도 어린이들의 음료가 녹는 것을 걱정하며 적은 양의 얼음을 넣었다. 패널 예능에서는 철가방 게임을 하나도 맞추지 못해 걱정하는 김동현에게 우선권을 제안하기도 했다. 과거와 달리 친밀한 사람끼리의 케미스트리가 콘텐츠의 중심이 될 수 없는 상황은 더 많은 고려를 요구한다. 그럼에도 진은 호스트로서 웃음을 책임지고, 새로운 이들과 관계를 형성하며, 상대방을 세심하게 살핀다. 마치 높은 산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듯 시야를 넓혀가면서. 여전히 멋지지만 이렇게 친근하고 친절한 슈퍼스타라면, 누구나 마음을 열고 싶지 않을까?


서성덕(대중음악평론가): 지난 5월 오아시스가 데뷔 앨범 ‘Definitely Maybe’의 30주년 확장판을 예고했을 때만 해도, 밴드의 재결합을 기대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8월 말 확장판 발매를 앞두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재결합 공연 가능성을 보도한다. 리암 갤러거가 한동안 소셜 미디어에서 팬들과 모호한 대화를 주고받던 중, 공식 계정은 8월 27일 오전 8시에 무엇인가 나온다는 티징을 한다. 그리고 기적이 발표되었다. 현 시각을 기준으로 2025년 7월부터 영국 5개 도시에서 19회 공연이 정해졌고, 다른 지역에서 일정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활동 중단 이후 15년 이상 지났지만, 갤러거 형제의 개별 활동과 함께 각자의 성격과 갈등이라는 배경 덕분에, 오아시스는 여전히 유의미한 이름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재결합 소식은 그 영향이 얼마나 넓고 멀리 남아 있는지 증명했다. 영국 공연을 전 세계 각지의 팬들이 예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1990년대 말 전성기를 직접 경험한 세대부터 그 자식 세대까지 이어진 관심을 보라. 이 뚜렷한 흔적은, 브릿팝처럼 한 시대, 한 지역의 음악에 대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합의하는 명쾌한 포트폴리오를 들을 수 있다는 드문 사례와 공명한다. 스포티파이의 ‘Britpop, Etc.’를 꺼내드는 이유다. 당신이 이 음악적 흐름에 익숙하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고, 오아시스를 시작으로 더 많은 발견을 원한다면 이만한 출발점이 없다. 스트리밍은 당신의 마음에 든 노래의 아티스트와 앨범에 대한 링크를 제공하고, 당신은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다. 그것이 추억의 소환이어도, 새로운 발견이어도, 장담할 수 있을 만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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