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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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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팝 시장에서 여성 아티스트의 비중 증가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언론학부(Annenberg School for Communication and Journalism)는 매년 빌보드 핫 100 연말 차트와 그래미 어워드 주요 부문에서 성별, 인종 등의 분포를 집계한다. 가장 최근 발표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핫 100의 여성 비중은 3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밴드를 제외하고 솔로 아티스트만 볼 경우, 여성의 비중은 41%로 2020년의 22%와 비교할 때 거의 2배나 늘었다. 이런 숫자는 테일러 스위프트나 비욘세 같은 1~2명의 대형 스타가 다수의 히트를 기록하는 예외적 현상으로 달성할 수 없다. 대신 시장 전체의 저변이 넓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아직 2024년 기준 통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빌보드 2024년 결산 차트로 추세를 가늠해보자. 아티스트 100과 같은 기준의 2024년 톱 아티스트 차트에서 톱 30에 오른 여성 아티스트는 8명으로 작년의 5명보다 늘었다. 숫자가 뒷받침하는 것처럼, 지난 1년간 많은 여성 아티스트가 자신의 경력을 새로운 단계로 올려놓는 활약을 보였다. 찰리 XCX, 채플 론, 사브리나 카펜터, 빌리 아일리시, 그리고 로제까지. 만약 없었다면 2024년의 팝 음악 흐름이 달라졌을 아티스트 5명을 소개한다.

찰리 XCX

찰리 XCX는 지난 10년 이상 댄스-일렉트로-팝의 키워드 안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디 아티스트였다. 그 과정에서 하이퍼 팝을 이끈 PC 뮤직 레이블의 소속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이어가며,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아티스트 중 하나로 인정받기도 했다. 믹스테이프 ’Pop 2’나 앨범 ‘how i’m feeling now’는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2022년 앨범 ‘CRASH’가 영국 앨범 차트 1위, 미국 빌보드 200 톱 10에 진입하기 이전에 넓은 범위에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앨범 ‘brat’은 시장이 오랫동안 과소평가한 여왕을 문화적 아이콘으로 쏘아 올린 한 방이다. 앨범 커버는 라임 그린 컬러에 에어리얼 폰트가 무심히 올라 있다. 텍스트는 위아래로 살짝 왜곡되고, 축소와 확대를 겪으며 외곽이 거칠어진 것처럼 보인다. “불쾌하고 트렌드를 벗어난 녹색을 선택했다. 무엇인가 잘못된 느낌을 줄 것이다. 왜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쁘게 여겨지는가? 그 이면의 내러티브에 관심이 있고, 사람들을 자극하고자 한다(‘보그’ 싱가포르 인터뷰).” 라임 그린은 봄의 생동과 신선함 혹은 슬라임과 구토의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제공한다. 당신은 무엇을 보는가? 뉴욕에 설치한 ‘브랫 월(brat wall)’은 소셜 미디어의 명소이자, 앨범 발매를 앞둔 깜짝 공연의 배경이고, 여름내 세상을 지배한 마케팅의 상징이 되었다. 앨범 커버는 그대로 밈이 되었고, 누구나 자신만의 라임 그린 앨범 커버를 만들었다. 심지어 대통령 후보까지.
2024년 2월의 ‘Von dutch’, 5월의 ‘360’ 싱글에 이은 앨범 발매는 올해 여름을 ‘brat summer’로 만들었다. 하지만 찰리 XCX가 올해 특별히 전에 없던 마법을 부린 것이 아니다. ‘brat’의 뮤직비디오나 리믹스가 화제를 모은 화려한 피처링은 그가 오랫동안 꾸준히 쌓아온 음악적 신뢰의 결과다. 그가 ‘brat’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만들었을 때, 이미 그를 알던 모든 사람들은 응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찰리 XCX는 솔직해지기로 결심했다. “이 앨범은 매우 직설적이다. 나는 은유와 화려한 수사 그리고 내 생각을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것에 지쳤다. 이 앨범은 내가 친구들과 이야기할 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나에게 이 앨범은 친구와의 대화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빌보드’ 인터뷰).” 그는 거침없이 자기 자신이 되어 성공적인 앨범을 만들었다.
‘brat’은 각종 올해의 앨범 리스트에서 최상위권에 가장 많이 언급한 앨범이다. 한 아티스트가 상업적, 음악적으로 동시에 정점에 오르는 순간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우리는 더 큰 무언가를 기대할 것인가? ‘brat summer’는 그 정점의 순간을 당장 최대한 즐기라고 알려줬다.

채플 론

채플 론은 또 하나의 극적 사례다. 2017년 소셜 미디어에 올린 노래로 레코딩 계약을 맺고 데뷔 EP ‘School Nights’를 내놓았지만, 아직은 현재와 같은 개념을 확립하지 못했고 결과가 성공적이지도 않았다. 그는 고향 미주리로 돌아갔고, 스스로 일련의 싱글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Pink Pony Club’ 등이 반응을 얻으면서 그는 다시 기회를 얻었다. 데뷔 앨범 ‘The Rise and Fall of a Midwest Princess’는 작년 9월에 나왔다. 1980년대 신스팝과 현재의 팝 음악을 적절히 섞어내며 일각의 호평을 받긴 했지만 올해 초 무렵에는 잊혀질 것처럼 보였다. 좋은 인디 아티스트 중 하나로 남아야 할까? 아니다. 특유의 순도 높은 중독적 훅, 당당한 퀴어 내러티브, 자신의 정체성과 욕망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의 결합은 그의 음악을 단순히 장르와 시대의 균형을 맞춘 솜씨 좋은 팝에 머무르게 두지 않았다.
일부의 열렬한 추종자를 다수의 팬으로 키워낸 원동력은 공연이었다. 드래그 문화에 기반한 화려한 분장과 의상, 안무가 결합된 라이브는 채플 론의 거침없는 미학이 만든 축제처럼 보인다. 그는 2024년 2월 프로듀서 댄 니그로의 인연을 공유하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Guts’ 투어 오프닝 무대로 대단위 관객을 만나기 시작했다. 이후 보나루 뮤직 & 아츠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시카고 등 메이저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여름 시즌이 오기 전에 대표 싱글 ‘Good Luck, Babe!’는 4월 핫 100 77위로 데뷔하고, 앨범은 빌보드 200 톱 10에 진입하면서 인기가 고조되었다. 2024년 5월의 보스턴 콜링 뮤직 페스티벌, 6월의 더 거버너스 볼 뮤직 페스티벌에서 이미 채플 론의 공연은 인파를 모았다. 8월에는 롤라팔루자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 11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는 30년이 넘는 롤라팔루자 역사에서 헤드라인이 아닌 낮 공연으로 가장 많은 관객이었다.
과거부터 채플 론은 공연이 중요함을 알고 있었고, 준비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뭔가 배웠다면, 라이브 공연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그것은 내가 하는 일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나는 투어를 좋아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이 끔찍하고 힘들기 때문이다(‘DIY 인디 팝 스타’ ‘빌보드 인터뷰’).” 그는 2017년의 실패 이후 수년에 걸쳐 스스로 쓴 노래를 충분히 갖췄다. 이 노래들이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고, 데뷔 앨범의 근간이 되었다. 이해를 구하지 않는 퀴어와 드래그 미학은 시각적 셀링 포인트가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Z세대의 열망과 조우했다. ‘Good Luck, Babe!’는 2024년 9월, 핫 100 4위까지 오르고, 스포티파이의 10억 스트리밍 클럽에 가입했다. 모든 것이 때가 있다. 우연은 없다.

사브리나 카펜터

사브리나 카펜터는 미국 대중문화의 전형적 사례 중 하나일 수 있다. 디즈니 채널 출신으로 싱어송라이터와 배우로 성장하는 젊은 재능이다. 그러나 2023년 영화 ‘바비’가 늘 우리 곁에 있는 것 같았던 무언가를 새로운 지위에 올려놓은 것처럼, 2024년에는 사브리나 카펜터가 세대를 초월하는 팝 스타가 되었다. 전조는 수년 간에 걸쳐 쌓여왔다. 디즈니의 이미지를 천천히 벗어나던 그는 2022년 ‘emails i can’t send’ 앨범의 ‘Nonsense’와 ‘Feather’가 반응을 얻고, 후자가 핫 100 톱 40를 처음 기록하면서 가능성이 보였다.
하지만 2024년 4월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사브리나 카펜터가 등장했을 때, 실제로 무엇이 가능한지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디즈니 시절부터 유대를 쌓아온 핵심 팬들은 기존 히트 곡만이 아니라, 막 발매된 싱글 ‘Espresso’의 라이브를 보기 위해 몰려왔다. 이 무대는 사브리나 카펜터를 몰랐거나 깊이 알지 못했던 사람조차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Espresso’는 핫 100 7위, 글로벌 200 10위로 데뷔했다. 2024년 6월에는 ‘Please Please Please’가 나왔다. 배리 키오건과 함께 올해의 뮤직비디오 중 하나를 만들었고, 핫 100 2위로 데뷔했다. 다음 주에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첫 1위 히트 곡이 되었다. 두 노래가 상반기에 준 충격에 비하면, 8월에 나온 앨범 ‘Short n' Sweet’는 형식적 절차 혹은 빅토리 랩처럼 보일 정도다.
‘Short n' Sweet’는 빌보드 200 1위로 데뷔하고 3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올해 테일러 스위프트의 ‘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이하 ‘TTPD’)’ 다음이다. 세 번째 싱글 ‘Taste’는 핫 100 2위로 데뷔했다. 같은 주간에 ‘Please Please Please’는 3위, ‘Espresso’는 4위였다. 각각 두 달 간격으로 낸 싱글 3곡이 톱 5에 올랐다는 뜻이다. 비틀스 이후 자신의 톱 5 히트 곡을 같은 주간에 기록한 유일한 아티스트다. 세 노래는 9월 7일 자부터 10월 26일 자까지 8주간 톱 10을 함께 유지했다. 여성 아티스트로 최장 기록이다.
사브리나 카펜터는 2025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처음으로 후보에 올랐다. 주요 부문으로 불리는 올해의 앨범, 노래, 레코드 및 신인상을 포함하여 6개 부문이다. 올해 초만 해도, 그를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Drivers License’에서 언급된 ‘금발’로 아는 사람이 더 많았을 것이다. 연말이 가까운 지금, 그녀는 넷플릭스의 홀리데이 스페셜 호스트다.

빌리 아일리시

빌리 아일리시가 이미 많은 것을 이룬 아티스트가 아닌지 묻는다면, 사실이다. 2016년 데뷔 시절부터 따져도 10년이고, 2019년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 이후로 겨우 5년이다. 그사이 빌리 아일리시는 그래미 어워드 7회, 오스카와 골든 글로브 1회 수상, 핫 100 톱 10 히트 곡 4개와 빌보드 200 1위 앨범 2개를 만들었다. 단, 빌리 아일리시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위악적 고딕 캐릭터에 머무르지 않았다. 두 번째 앨범 ‘Happier Than Ever’가 그랬듯이,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성찰을 담는 접근을 반복하지도 않았다. 대신 2024년 앨범 ‘HIT ME HARD AND SOFT는 언제나 빛나던 창의력, 때때로 자신을 취약하게 만들 정도의 솔직함 하지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굳이 사과할 필요 없는 당당함의 균형을 찾았다.
어쩌면 2023년 영화 ‘바비’ 사운드트랙의 ‘What Was I Made For?’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을 수도 있다. 같은 해 11월, 빌리 아일리시는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여성에게 신체적으로 끌린다.’고 밝혔다. ‘What Was I Made For?’는 바비의 주제의식만이 아니라, 성적 지향과 별개로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의 노래가 되었다. ‘HIT ME HARD AND SOFT’의 첫 싱글 ‘Lunch’는 ‘Bad Guy’ 같은 초기 히트 곡과 레시피를 공유하는 것 같지만 빌리 아일리시는 어떤 연기도 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그녀를 점심으로 먹을 수 있어. 그녀가 내 혀 위에서 춤을 춰.”라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말했다. 찰리 XCX의 ‘Guess’ 리믹스에 참여하여 “찰리는 남자를 좋아하지만, 나라면 받아줄 걸”이라고 노래했다. 르네 랩, 채플 론 등이 다양한 태도로 레즈비언 퀴어 팝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본다면, 빌리 아일리시는 지난 5년간 성적 지향 공개에 대한 대중적 압박을 받으며 그 길을 닦은 것이나 다름없다.
‘HIT ME HARD AND SOFT’가 보상을 받았고,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첫 주간 판매량은 34만 단위에 육박하여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앨범의 모든 수록 곡이 핫 100에 데뷔했다. 빌리 아일리시의 앨범 중 처음이다. 어마어마한 숫자에도 불구하고 테일러 스위프트의 ‘TTPD’가 정상 진입을 막았지만, ‘HIT ME HARD AND SOFT’의 존재감은 앨범이 공개된 2024년 5월 당시는 물론이고, 그 이후 겨울까지 이어졌다. 싱글로 고려한 적 없는 ‘BIRDS OF A FEATHER’는 팬 페이버릿으로 떠오르며 LA 올림픽 개최를 알리는 무대를 장식하고 핫 100 2위까지 올랐다. 애플뮤직은 올해의 아티스트로 빌리 아일리시를 선정했다. 2019년 데뷔 이후 두 번째다. ‘HIT ME HARD AND SOFT’는 올해의 앨범을 비롯해 그래미 어워드 7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로제

2024년 9월, 로제가 생 로랑의 파리 패션위크 쇼 애프터 파티에서 모델들과 아파트 게임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우리가 무엇을 각오해야 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브루노 마스가 로제에게 아파트 게임을 배운다는 피드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했을 때, 우리는 뭔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느꼈다. 그 직후 로제는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신곡 ‘APT.’가 하루 뒤에 발매된다고 알렸다.
2024년 10월 18일 공개된 ‘APT.’는 말 그대로 스트리밍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유튜브 뮤직비디오는 5일 만에 1억 회를 돌파하고, 현재 7억 뷰를 돌파했다.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는 11월 2일 자부터 최근 12월 28일 자까지 9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데뷔 주간 기록한 글로벌 주간 스트리밍 2.2억 회는 방탄소년단의 ‘Butter’가 기록한 2.9억 회 이후 최고 기록이다. 최근 스트리밍 기록도 1.5억 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핫 100은 11월 2일 자 8위로 데뷔하여,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이자 최고 순위를 기록한다. 이후 K-팝 아티스트로 보기 드물게 라디오 성적까지 쌓아가며, 2025년 1월 4일 10위까지 올랐다. 그리고 대망의 데뷔 앨범 ‘rosie’는 빌보드 200 3위로 데뷔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TTPD’가 차트 정상권으로 돌아오고, 켄드릭 라마의 새 앨범이 깜짝 등장하고, 연말 캐럴의 공세까지 시작된 현 차트 상황을 감안할 때 놀라운 차트 성적이다. ‘rosie’의 첫 주간 성적인 10만 단위는 블랙핑크의 기존 팬이나 ‘APT.’의 스트리밍 소비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핫 100 90위로 데뷔한 ‘toxic till the end’나 뒤를 이어 반응을 얻고 있는 ‘drinks or coffee’가 ‘APT.’와 달리 좀 더 일반적인 팝의 형식과 주제를 다루면서 팬층을 확대할 가능성도 보인다. ‘APT.’가 화제성을 중심에 둔다면, 두 노래를 비롯한 앨범 수록 곡이 관계에 대한 고민과 감정을 담아내면서 로제를 점점 한국계 팝스타로 보이게 만든다. 여기에 그녀가 언어적, 문화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은 당연한 강점이다.
최근 ‘rosie’의 수록 곡이 팝 음악에서 흔하게 다루는 주제라고 지적하며 어디까지 K-팝이고 어디부터 영미권 팝인지 묻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그에 답한다면 로제는 그것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호주든 국가적 브랜드나 장르에 속하기 위해 자신의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다. ‘뉴욕타임스’ 인터뷰가 드러낸 것처럼, 그의 예술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넘어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구를 발견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로제는 모든 사람을 위한 완벽한 존재(perfect girl)가 되어야 한다는 부담을, K-팝 아티스트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연애 관계와 그것의 여파를, 그를 괴롭히는 온라인 댓글 속에서 자신에 대한 인정을 찾아 헤맨 외로운 시간을 노래하게 되었다. 그가 이 목록 중 하나를 이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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