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식한 스리피스 밴드 뮤직을 기반으로 힙합,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거침없이 흡수하며 팀만의 독창성을 구축해 가는 브랜디 센키(ブランデー戦記). 정제되기보다는 보컬 하즈키의 표현 그대로 “지금 가장 설레는 사운드”를 구현하려는 이들의 솔직한 개성은 많은 이들을 빠르게 매료하고 있다. ‘인천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 출연을 이틀 앞두고 진행된 대면 인터뷰에서, 그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살짝 엿보이는 와중에도 각자의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며 팀의 나침반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알려주고 있었다. ‘펜타포트’에서 한국 관객들과의 첫 만남을 성공적으로 마친 브랜디 센키. 더욱더 긴밀한 교감이 오갈 12월 연말 단독 공연에 앞서, 활동 반경을 넓혀 가고 있는 지금의 마음가짐에 대해 귀 기울여봤다.
먼저 한국 팬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하즈키: 여러분, 안녕하세요. 브랜디 센키의 보컬 하즈키입니다.
미노리: 베이스 미노리입니다.
보리: 드럼 보리입니다.
‘브랜디 센키(ブランデー戦記)’라는 밴드명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참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이 밴드명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어떤 분의 아이디어였는지 궁금합니다.
하즈키: 이건 모두 반반씩 의견을 내서 결정했어요. 먼저 저와 미노리가 “술 이름이 들어가면 멋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다가 ‘브랜디(ブランデー)’라는 발음이 좋다는 얘기가 나왔죠. 그래서 우선 ‘브랜디’를 넣기로 했고요.
보리: 그룹명 뒤의 ‘센키(전기, 戦記)’는 제가 지었어요. ‘브랜디’에다가 다른 단어를 덧붙여서 새로운 조어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가타카나 + 한자’ 조합을 생각하게 됐고, 어떤 한자가 어울릴까 고민하다가 싸울 ‘전(戦)’ 자가 우리가 담고자 하는 의미와 잘 맞겠다 싶어 제안했습니다.
세 분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나요?
보리: 원래 아버지가 밴드를 정말 좋아하셨어요. 아버지는 일본 밴드 중에서 보위(BOØWY), 호테이 토모야스, 드래곤 애쉬(Dragon Ash)를 좋아하셨죠. 집에서도, 차를 타고 여행 갈 때도 밴드 음악을 자주 들었어요. 그때 밴드 음악을 알게 됐고, 세월이 지나면서 악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동생이 기타를 치거든요. 동생이 일찍 기타를 시작해서 저도 기타나 다른 현악기를 해볼까 했는데, 같은 악기를 하면 세션하는 재미가 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예 다른 리듬 쪽으로 가는 게 좋겠다 싶었고, 드럼을 칠 줄 알면 앞으로 밴드를 할 때 수요가 높을 것 같기도 해서 드럼을 시작했습니다.
하즈키: 저는 두 살 때부터 10년 넘게 바이올린을 배웠어요. 집에서도 오빠가 먼저 바이올린을 하고 있어서, ‘다들 하는 건가 보다.’ 싶어 배우게 됐죠. 그러다 10년 넘게 지나서 중학생 때, 클래식 악보를 마음을 담아 연주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곡을 만들고 노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노래하면서 연주할 수 있는 악기는 뭘까?’ 하고 생각하다가 기타를 선택했고 곡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앤디모리(andymori), 스트록스, 너바나를 듣고 있고 K-팝 아이돌도 좋아해왔습니다.
미노리: 저는 세 살쯤부터 피아노를 배웠어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댁에 피아노가 있었고, 어머니도 피아노를 배우셨거든요. 그런 환경에서 ‘피아노는 재미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밴드를 좋아하게 됐고요. 마침 그때 좋아하게 된 밴드의 남성 멤버들 사이에 여성 베이시스트가 있었는데, 그분이 너무 멋있어 보여서 베이스를 시작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미노리: 저랑 하즈키는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어요. 우리 학교에는 밴드부가 없어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둘 다 악기를 하니까 ‘같이 밴드 할 수 있겠다!’ 싶었죠. 보리를 알게 된 건 조금 시간이 지나서였는데 하즈키와 보리가 너바나의 카피 밴드를 한 것이 계기가 돼서, ‘보리의 드럼이 우리 밴드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셋이 뭉치게 되었어요.
보리: 제가 사는 곳이 두 사람과 꽤 멀어서, 연습을 위해 부지런히 오갔어요. 밴드를 너무 하고 싶어서요.
하즈키: 항상 저는 ‘SWEET LOVE SHOWER’ 같은 음악 페스티벌이나 큰 무대에서 공연하는 밴드를 보면서 ‘나도 저기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어요.
2022년에 ‘Musica’가 공개됐을 때, 유튜브 조회 수가 순식간에 올라갔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미노리: 순식간에 조회 수가 오르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단순히 곡이 좋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기도 하고, 썸네일이 마음에 들어서 봤다는 얘기도 꽤 들었어요.

작년에는 ‘버즈 리듬(バズリズム)’이나 ‘EIGHT-JAM’ 같은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언급되며 많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릴 계기가 되기도 했고, 올해 5월에는 메이저 데뷔를 했습니다.
보리: 그때 첫 단독 투어 중이었는데, 마침 그 프로그램이 방송됐어요. 저희는 홋카이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그걸 봤죠. 관광선 한쪽 구석 테이블에서요. 그때 투어로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저희를 보러 와준다는 실감도 났고, 마침 TV를 통해 저희가 소개되니까 SNS에서도 꽤 많은 반응이 있었어요. 정말 많은 분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어요.
미노리: 그때 이후로 이런 인터뷰나 라디오 같은 매체를 통한 프로모션 기회가 많아졌어요.
첫 정규 앨범 제목은 밴드명을 그대로 사용한 셀프 타이틀인 ‘BRANDY SENKI’입니다. 보통 정규 1집에는 특별한 의미를 담거나 독창적인 제목을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셀프 타이틀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하즈키: 1집에는 지금까지 활동하며 발표해온 곡들과 신곡 몇 곡을 넣었는데요. ‘브랜디 센키는 이런 밴드다!’라는 색깔을 잘 보여주는 앨범이 된 것 같아서 제목도 그대로 셀프 타이틀로 가기로 했어요.
이전에 말한 대로 3년간의 가치가 집약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수록 곡들의 제작 시기에는 분명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위화감 없이 들을 수 있는 음반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ラストライブ(Last Live)’는 초기에 만든 곡이라고 들었습니다.
보리: 네, 처음과 도입부가 달라졌어요. 원래는 매끄럽게 서서히 올라가는 느낌이었죠. 그러다 한 번 곡이 끝나는 듯하다가 분위기가 확 바뀌며 다시 시작되는 구조로 편곡을 바꿨습니다.
미노리: 이전부터 공연에서도 자주 했던 곡 중 하나였어요. 매끄럽게 서서히 올라가는 버전으로요. 녹음을 앞두고 편곡을 다시 했습니다.
그리고 힙합, 사이키델릭,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요소가 섞여 밴드만의 자유로운 사운드로 거듭났다는 느낌이었어요.
하즈키: 우리 브랜디 센키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 들었을 때 어떻게 느낄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전체 서사도 중요하게 봤고요. 그리고 평소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때그때 가장 멋지고 힙하다고 느끼는 사운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곡 작업에서도 ‘지금 가장 설레는 사운드’를 담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春(Spring)’는 노이즈에 가까운 사운드에서 후반부에 갑자기 트랩 사운드로 전환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노리: 이 부분은 하즈키가 아이디어를 냈는데, 셋이서 연주해보니 좋아서 이렇게 가기로 했어요.
‘悪夢のような(Nightmarish)’은 몬조(MONJOE) 씨와 함께 만든 곡이죠. 신스팝과 블랙뮤직의 무드가 전면에 드러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연주할 때도 평소와는 좀 다르게 접근한 측면이 있으시다면요?
보리: 사실 원래 저희가 만든 구성안이 있었고, 편곡 과정에서 조금 어려움을 겪다가 몬조 씨의 도움을 받은 곡이에요. 몬조 씨가 편곡 작업을 하면서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미노리: 평소에는 제가 만든 곡을 직접 연주할 수 있으니 연주하기 쉽게 만드는 편인데, 이번에는 편곡을 몬조 씨에게 부탁하다 보니 몬조 씨가 쓰신 베이스 라인이 추가됐어요. 손에 익지 않은 부분도 있어 확실히 색달랐어요.
보리: 평소에는 사람이 연주하니까 조금 빠르거나 느릴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최대한 정밀하게 치려고 했어요. 사람이지만 마치 기계처럼 연주해야겠다고 느꼈을 때 ‘이 곡은 만만치 않겠다.’ 싶었죠. ‘이런 연주 스타일도 있구나.’ 하고 하나 더 배웠습니다.
특히 ‘메멘토 왈츠(メメント・ワルツ)’는 하즈키 씨의 클래식적 배경에서 나온 편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3박자의 곡인데, 흔히 말하는 대중음악과는 다른 독특한 리듬감이 인상적이고 현악기 편곡도 굉장히 클래식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즈키: 네, 맞아요. 바로크 음악도 경험이 있어서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같은 악기가 내는 소리를 굉장히 좋아해요. 특히 첼로 소리를 좋아하다 보니 이렇게 저희 노래에 살릴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처음 데모를 만들었을 때에는 제목을 ‘왈츠’로 저장했어요. 왈츠를 추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만들어 두 멤버에게 들려줬는데, 결과적으로 멋있게 잘 나온 것 같아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왈츠는 아니죠.(웃음)
사운드의 방향성이나 곡 선정, 편곡에 대해서는 평소 어떻게 의견을 나누는지 궁금합니다.
미노리: 먼저 하즈키가 곡에 하고 싶은 걸 잔뜩 담아 우리에게 가져올 경우도 있고, 편곡하면서 다 같이 “이런 걸 시도해보자.”고 얘기하기도 해요. 곡 선정이나 편곡은 연주하면서 할 때도 있고, 컴퓨터로 작업할 때도 있어요.
하즈키: 스튜디오에서 작업할 때도 마찬가지로, 조금 낯설게 들려도 떠오른 아이디어는 반드시 시도해보는 게 저희 방식이에요.
앨범 초반 두 곡, 영국 드라마 ‘빌어먹을 세상 따위’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The End of the F***ing World’와 ‘Coming-of-age Story’도 무심한 듯 건조하게 울려퍼지는 사운드가 10~20대의 무력감이나 허무함을 표현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즈키: ‘빌어먹을 세상 따위(The End of the F***ing World)’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예요. 제 나름대로 내용을 재해석하면서 곡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드라마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제 생각을 가사에 담아 재해석했어요.
‘27:00’에서도 “너의 엄마가 되고 싶어(あなたのママになりたい)”라는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서 ‘너’는 여러 대상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즈키 씨에게 ‘엄마’란 누군가의 결점을 받아들이고 치유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이며, 그만큼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이 구체화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즈키: 만약 제가 전생에 엄마로 태어났다면 상대방을 제가 직접 낳고 키우고, 피로 이어져 있을 거잖아요. 그야말로 아주 강한 연결이자 인연이죠. 이번 생에서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지점까지 가버린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ストックホルムの箱(A Box of Stockholm)’에는 밴드 활동을 하며 느낀 창작에 대한 솔직한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고통의 원인은 결국 자신의 부족함이 원인인데, 그게 조금은 부끄럽다 보니 오히려 ‘피해자로 보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듯한 해석도 가능하다고 느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창작은 삶의 이유이자 동시에 생계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어떤 의미를 담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하즈키: 이 곡은 스톡홀름 증후군을 주제로 만들었어요. 어쨌든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된 은행 강도 사건을, 인질의 시선에서 가사를 썼어요. 거기에 다른 여러 의미도 담아 중첩적인 가사가 되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그런 해석도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예술’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밴드의 창작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하즈키: 맞아요. 그 부분에서 가사가 갑자기 현실로 전환되는 느낌이랄까요.
앨범 전체적으로는 자기비관으로 인한 도피의 여정 중에 ‘너’란 존재를 만나 자신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나는 흐름이 있고, 특히 ‘Fix’나 ‘Untitled’에서 그런 이야기가 반영되어 있다는 인상이었습니다.
하즈키: 사실 가사는 사운드 없이도 ‘눈으로 보기에 아름답게’ 쓰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사를 갖추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인터뷰한 8월 18일 기준) 신곡이 발매되었습니다. ‘레드와인에 눈물이(赤ワインに涙が)’라는 제목이나 전반적인 무드가 쇼와 시대의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었어요. 제목이 안전지대의 ‘ワインレッドの心(와인레드의 마음)’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특히 반조(banjo) 사운드가 이국적이었어요.
하즈키: 이 곡은 1집의 곡들을 다 마무리한 뒤 그러니까 꽤 최근에 만든 곡이에요.
미노리: 반조를 제외한 모든 녹음을 끝낸 시점에서 다 함께 이야기를 하다가 “반조를 넣어보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고, 실제로 넣어보니 아주 잘 어울렸어요.
세 분은 평소 창작을 하면서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 편일까요?
하즈키: 영화를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봐왔고요. 소설도 자주 읽는 편입니다. 작품 전체를 옮기진 않지만, 인상 깊은 대사나 감정에서 힌트를 얻곤 합니다.
미노리: 저는 지리에 관심이 많아요. 노면전차 같은 것도 좋아하고요. 지역마다의 특징이나 매력을 가장 잘 상징하는 것이 바로 그 지역을 달리는 전철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어를 하면 여러 지역을 돌게 되는데, 관객분께 어디서 오셨는지 묻기도 하고, 그분의 고향에 대해 떠올려 보기도 하고요.
보리: 저는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이게 영감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은 한 번 시작하면 쉽게 끝내고 싶지 않잖아요. 게임이 왜 이렇게 사람을 몰입시키고 집중하게 만드는지 또 어떻게 연출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예를 들자면 공연에서도 단독 공연과 페스티벌 무대는 전혀 달라요. 페스티벌 무대에서는 우리 팬분들이 앞쪽에 30명 정도 계시더라도, 뒤쪽은 저희를 거의 처음 보는 분들이 대부분인 경우도 있어요.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분위기를 만들어 갈지, 어떤 곡을 어디에 배치하면 어떤 흐름을 만들 수 있을지 혹은 ‘다른 팀은 이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마무리하면 유일무이한 엔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단독 공연과 페스티벌은 그 느낌이 다를 텐데, 세트리스트를 짤 때는 어떤 식으로 전략을 세우는지요?
보리: 제가 “이런 느낌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세트리스트 초안을 내면, 다 같이 “이게 더 좋지 않을까?” 하면서 다듬어 가는 방식이에요. 무대 분위기를 끌어올릴수록 보기도 좋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관객들을 억지로 즐기게 하지는 말자고 정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관객들이 열광할 수 있을지, 어떤 흐름으로 전개하는 게 맞을지, 그 흐름을 어디서 어떻게 끝맺을지, 그대로 밀고 나갈지 한층 더 끌어올릴지를 고민해요. 무대마다 다른 관객의 특징, 무대 구성, 날씨, 시간대, 조명까지 모두 고려하는 것 같아요. 여러 조건과 우리의 의도가 맞아떨어질 때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얼마 전에 단독 투어가 끝났습니다. 투어를 마친 소감을 들려주신다면요?
하즈키: 규모도 지난 단독 공연보다 커졌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도전이 있던 투어였어요. 매 공연마다 마음을 담아 열심히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뿌듯한 마음이에요.
미노리: 규모가 꽤 커진 만큼 걱정도 있었는데, 막상 관객분들을 보니 정말 즐겁게 호응해주시더라고요. 모든 공연에 정말 다양한 팬분들이 와주셨고요. 저희의 음악이 잘 전달되고 있구나 싶어 정말 기뻤습니다.
보리: 첫날 공연을 마치고 나서 목표 지점이 보였다고 느꼈어요.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는 만족감도 있었고, 이 분위기를 마지막 공연까지 잘 유지하면서 더 높은 곳까지 끌어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퀄리티나 전체적인 수치적인 부분까지 최고에 도달하며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모든 공연에 임했습니다.
공연을 하면서 본인들의 의도가 관객들에게 다양한 의도로 와닿는다고 느끼신 적이 있을까요?그러한 반응을 라이브를 통해 더욱 직설적으로 마주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즈키: 가사를 쓰는 입장에서는 그런 경험이 참 많아요. 우리가 몇 곡 발표하지 않았을 무렵부터 ‘이렇게 명확하게 썼는데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구나!’ 싶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후로는 ‘좀 더 명확하게 글을 써보자.’ 하는 식으로 가사를 쓰는 방식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펜타포트’ 무대를 앞둔 마음과 얼마 전에 발표된 연말 한국 단독 공연에 대한 각오를 부탁드립니다.
미노리: 한국은 정말 오고 싶었던 나라였는데 이번에 실제로 오게 돼서 정말 기뻐요. ‘우리 드디어 한국에 간다! 와!’ 이런 기분이었어요. 거의 일본에서만 공연을 해왔는데 이렇게 한국에서 무대에 서게 되니 관객분들도 확실히 다를 것이고, 처음 보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자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음악을 한국 관객분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고, 여러분을 만날 생각에 많이 설레요.
하즈키: 저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게 처음이라 어떻게 될지 상상도 못하겠지만, 정말 설레고 떨립니다. 저희의 음악을 제대로 정성껏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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