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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희원
사진 출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TWS의 데뷔 앨범 ‘Sparkling Blue’에 특별한 인물이 함께했다. 바로 1990년대 만화계를 풍미한 천계영 작가다. 특히 위버스반 앨범 표지에는 천계영 작가의 ‘언플러그드 보이’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소년 시절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담은 TWS의 음악을 더욱 빛냈다. 앨범 기획 및 제작에 참여한 하이브 스토리텔링실 안인용 실장,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VC팀 이현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그 비하인드를 물었다. 

천계영 작가님과의 협업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안인용: TWS 데뷔를 준비하며 ‘이 팀은 어떤 팀이 되어야 하는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저희 팀에서 멤버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내성적이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순수한 면도 있지만 멋있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어요. 이 인터뷰에 대한 메모 중에 “이 친구들, 되게 솔직하고 투명해 보인다.”, 이어서 “천계영 만화 ‘남주’ 같은 느낌”이라고 적어둔 게 있더라고요.(웃음) 아마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나중에 멤버들 인터뷰를 보게 된 한 팀원이 “되게 ‘언플러그드 보이’ 등장인물 같아요!”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귀에 딱 꽂혔어요. ‘언플러그드 보이’가 ‘때 묻지 않은 소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 멤버들이 ‘언플러그드 보이’로 보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해서 천계영 작가와 협업 이야기가 나온 거죠. 

 

2번 트랙인 ‘unplugged boy’는 천계영 작가의 작품과 동명의 곡인데요. 만화 ‘언플러그드 보이’와 TWS의 곡 ‘unplugged boy’ 그리고 위버스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안인용: 만화 속 ‘현겸’은 솔직하고 순수하고 엉뚱한 인물이라서 TWS 멤버들과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만화 ‘언플러그드 보이’ 속 ‘현겸’은 헤드폰을 끼고 다니지만 사실 아무것도 꽂히지 않은, 말 그대로 ‘언플러그드’된 것이거든요.(웃음) 헤드폰이 음악을 듣는 수단이라기보다 나를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 ‘언플러그드’ 상태에서 자신만의 세계나 삶을 구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낯을 가리고 때론 ‘언플러그드’되어 자신만의 세계를 즐기지만, 언제든 ‘플러그드 인’ 되어 팬들과 이야기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TWS의 모습을 만화 ‘언플러그드 보이’와 연결지어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위버스반을 제작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이현주: 천계영 작가님과 미팅을 진행하면서 앨범 하나는 무조건 만화책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위버스반은 다른 두 버전의 앨범보다 좀 더 TWS만의 무해하고 편안한 ‘남사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고, 마치 6명의 만화 캐릭터처럼 ‘만찢남’ 같은?(웃음)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천계영 작가님이 “만화책에서 쓰고 싶은 장면을 고르면 그걸 드리겠다.”고 하셔서 고심해서 ‘언플러그드 보이’ 원화를 다 살펴봤는데요. TWS도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이고, 팬들이랑 함께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해서 북커버 뒷면에는 여자 주인공 ‘지율’과 남자 주인공 ‘현겸’이 함께 노래 부르는 컷을 넣었어요. 북커버를 벗기면 나오는 포토북 앞 표지에는 ‘언플러그드 보이’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현겸’의 이미지를 넣었고요. 표지에 어울리게 포토북 내부 디자인이나 엽서, 포토 카드 등에도 말풍선 같은 만화적 요소들을 통해 만화책 콘셉트를 표현하려 했어요. 그리고 위버스반은 멤버들의 콘셉트 사진 자체도 일부러 좀 친근하고 심플하게 찍었어요. 후드와 셔츠같이 편안한 스타일링으로 옆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만화 속 친구 같은 느낌을 내려고요.

 

천계영 작가님과 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현주: 북커버 뒷면 일러스트를 보면 ‘현겸’이 입고 있는 후드티 속에 ‘24/7’이라는 문구가 보여요.(웃음) 원화의 문구는 다른 거였는데, 작가님이 TWS를 위해 특별하게 바꿔주신 거예요. 그리고 천계영 작가님이 TWS 트레일러 필름에도 도움을 주셨어요. 경민 트레일러에서 나뭇가지로 난간을 치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그게 천계영 작가님의 만화 ‘오디션’에 나온 장면이거든요. 난간을 치는 게 음악이랑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서, 그 장면을 트레일러에 쓰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또 한진 트레일러의 내레이션을 써주시기도 했어요. 저희가 의견을 낸 부분도 물론 있지만, 천계영 작가님이 필력도 좋으시고 ‘오디션’, ‘언플러그드 보이’ 두 작품 모두 음악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작품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깊으시니까 작가님이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