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예 웨스트의 10번째 앨범 ‘Donda’는 나왔거나, 나오지 않은 상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말인가? ‘Donda’는 원래 작년 7월에 공개 예정이었다. ‘Donda’는 카니예의 작고한 어머니 이름과 같다. 하지만 곧 무기한 연기되었다. 올해 7월 22일 애틀랜타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의 리스닝 파티를 갖고, 다음 날 앨범을 공개하기로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투 체인즈(2 Chainz)가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버스(verse)를 녹음했다. 수만 명의 관객이 꽉찬 스타디움에서 카니예는 갭과 협업한 의상을 입고 앨범 전체를 재생하면서 텅 빈 바닥을 떠돌다 사라졌다. 애플뮤직이 독점 생중계했고, 시청자는 330만 명이었다. 

 

그리고 앨범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더 흥미로운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카니예는 스타디움 로커룸 하나를 숙소로 잡고 레코딩 스튜디오를 꾸민 다음 앨범 작업을 계속했다. 이번에는 8월 5일 리스닝 파티 그리고 역시 다음 날 발매 일정이 나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스타디움 로커룸을 숙소로 이용하는 데에 하루에 100만 달러를 냈다. 8월 5일 리스닝 파티는 발렌시아가의 아티스틱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의 감독 하에 행위 예술에 가까운 무대가 펼쳐졌다. 역시 애플뮤직이 독점 생중계했고, 시청자는 540만 명으로 애플뮤직의 모든 라이브 이벤트 중 최고 기록이다. 현장의 MD 판매만 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이 행보는 2019년 가스펠 앨범 ‘JESUS IS KING’ 이전의 두 앨범을 떠올리게 한다. 첫째, 리스닝 파티는 2018년 ‘Ye’의 공개 당시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다. 둘째, 현재 카니예 웨스트는 리스닝 파티마다 앨범을 새롭게 녹음하며 바꾸고 있다. 2016년 ‘The Life Of Pablo’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등록된 이후로도 트랙리스트를 바꾸거나, 트랙의 내용물 자체를 바꾸었다. 딜럭스 에디션이 아니다. 그냥 앨범을 바꿨다. 스트리밍 시대에 ‘앨범’이란 무엇인가? 앨범은 일단 완성되면 고정불변의 존재인가? 카니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8월 20일 ‘Donda’의 공개 여부는 이 글을 쓰는 현재 알 수 없다. 하지만 두 번의 리스닝 파티로 카니예의 메시지는 분명해졌고, 이는 ‘Donda’의 완성이나 공개 여부와 무관하다. 만약 ‘Donda’를 음반은 물론이고 스트리밍으로도 들을 수 없다면 어떨까? 카니예와 같은 공간에서 앨범을 같이 듣는 것만 가능하다면 그것은 앨범인가? 이 앨범은 공개된 것인가? 카니예의 리스닝 파티는 현대의 라이브는 물론이고, 녹음과 음반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 시대의 공연과도 다르다. 카니예는 두 번의 리스닝 파티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수십 달러의 입장료를 낸 관객들과 그 순간 완성된 버전의 ‘Donda’를 함께 들었다. 애플뮤직의 생중계도 다시 볼 수 없다. 유튜브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TRIVIA 

카니예 웨스트 

카니예 웨스트는 종종 자신을 미국의 역사적 인물과 비교했다. 여러 인터뷰나 소셜 네트워크 포스팅으로 피카소, 스티브 잡스, 월트 디즈니, 헨리 포드, 하워드 휴즈, 해리 트루먼 등을 언급한 바 있는데, 그중 매번 빠지지 않고 언급한 인물 중 하나가 월트 디즈니다. 사실 월트 디즈니를 의아하게 여긴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Donda’가 정말 발매되지 않고 리스닝 파티만으로 즐길 수 있다면, 이를 카니예 버전의 디즈니랜드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디자인. 전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