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디자인. 전유림

 

2021년 11월 5일, 그룹 아바(ABBA)가 40년 만에 새 앨범 ‘Voyage’를 발표했다. 아바는 1982년 봄 이후 공식적인 발표가 없을 뿐, 사실상 해체한 팀이었다. 40년은 길다. 아바 해체 이후 데뷔한 마돈나의 모든 경력이 그 시간에 속한다. 어떤 밴드가 40년 만에 복귀작을 내고, 2021년 스트리밍 서비스의 신작 목록에서 위 자리를 차지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멤버 모두가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아바는 10년이 안 되는 기간에 걸쳐 엄청난 인기를 얻다 활동을 중단했고, 현재 71세부터 76세에 이르기까지 모든 멤버는 스튜디오 작업과 각종 활동에 문제가 없다. 둘째, 40년 동안 잊히지 않아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아바는 이 분야의 챔피언이다. 1992년 발매된 베스트 앨범 ‘ABBA Gold’는 영국 앨범 차트 정상에 1,000주 동안 올랐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이른바 주크박스 뮤지컬의 원조로 수많은 유사 작품을 이끌어냈고, 두 편의 영화 제작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팬데믹이다. 또는 차라리 기회이거나. 아바의 복귀는 사실 오래된 뉴스다. 이미 2016년, 가상 공연으로 복귀한다는 계획이 나온 적 있다. 리얼 밴드의 연주에 멤버의 아바타(Avatar, 이 경우에는 ABBAtar)가 무대에 오르는 구상이었다. 2018년에는 신곡 2개를 공개하기로 했고, 이 노래들은 가상 공연의 일부가 될 예정이었다. 이 모든 것은 2021년 가을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신곡 ‘I Still Have Faith in You’와 ‘Don't Shut Me Down’이 9월 2일 공개되었다. 가상 공연 계획도 구체적이다. 내년 5월 런던 공연을 준비 중이다. 최초 발표부터 또다시 5년 이상의 시간 사이에는 팬데믹은 물론이고, 아바타의 완성도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섞여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018년 이후 아바의 멤버는 공연 홍보를 위한 신곡 2개 이외에도 여전히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일에 흥미를 느꼈고, 몇 곡을 더 만든 다음, 이왕이면 앨범까지 만들기로 했다.

 

한편 그 몇 년 사이 가상 공연은 대중 사이에서도 익숙한 개념이 되었다. 심지어 ‘아바’타 공연은 그 어떤 아티스트의 경우보다 이 형식에 적합하다. 망자의 홀로그램을 추모나 기념의 의미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나 가상 캐릭터의 공연과는 다르다. ‘아바’타는 멤버의 1979년 외모와 패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팬데믹 시대에 고령의 멤버가 직접 무대에 오르는 부담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이 공연의 주 관객이 원하는 향수와 추억을 완벽하게 제공한다. 이는 한때 유행한 1990년대 복고 공연이 아티스트도 나이 들고, 팬도 나이 들어 만나는 감동을 준 것과 다른 방향이다. 두 여성 멤버가 모든 형태의 언론 접촉을 거부하는 상황과도 조화롭다. ‘아바’타는 지금 당장 확인 가능하다. ‘I Still Have Faith in You’ 뮤직비디오의 마지막에 등장한다.

TRIVIA


아바

 

아바는 가상 공연 이외에 새로운 기술적 시도에서도 앞서 나갔던 팀이다. 이들은 1970년대 중반 싱글 홍보용 단편 영상, 당신이 뮤직비디오라고 부르는 것을 처음 만든 아티스트 중 하나다. 1981년 앨범 ‘The Visitors’는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과 믹싱을 거치고, CD로 발매한 최초의 상업 앨범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