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30일 하이브 인사이트에서는 내부 콘텐츠 리뉴얼과 함께 그라피티 아티스트 퓨추라의 기획전 ‘HUMBLE SOULS’가 공개되었다. 퓨추라는 대중들에게 패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유명하지만 본래 그라피티가 갤러리 시스템에 처음 소개된 시기부터 활동한 선구적 인물이다.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 퓨추라의 작품이 한국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의 작품과 더불어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한 그룹 방탄소년단 모티브의 신작도 선보인다. 그렇기에 지난 개관전에 이어 두 번째 기획전의 작가로 초청받은 그의 작품 세계를 알아보고 전시장의 풍경을 둘러보려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과 함께 1980년대 뉴욕 그라피티계의 스타였던 퓨추라는, 1970년대부터 뉴욕 지하철에 그라피티를 남기며 그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예술 감각을 체득했던 퓨추라는 당시 그라피티의 주류였던 레터링, 혹은 태깅 스타일을 따르지 않고, 추상적 표현을 사용하여 그라피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냈다. 그의 추상적 화면에서는 미래지향적이고 우주의 모티브를 담은 듯한 도상이 돋보이는데,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공상과학소설과 다양한 테크놀로지 기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표현되었을 것이다. 또한 작품에서 보여지는 감성적인 색채 배열은 퓨추라의 거리 예술과 같이 갤러리 안의 캔버스 화면에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캔버스의 특성상 외부 환경에 비해 다양한 매체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는 스프레이를 즐겨 사용하며 자신의 강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캔버스에 바르는 순간 고유의 물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물감과 달리, 공기와 함께 얇게 도포되는 스프레이 페인트는 그라피티의 전통성을 내포하면서도 평면 그 자체의 형식에 집중했던 추상표현주의를 연상시키며 작품의 인기를 더했다. 퓨추라는 유명 미술관에서의 성공적인 전시 후에도 멈추지 않고, 활동 영역을 넓히며 여러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본인의 결과물을 발표하여 지금에 이르렀다. 이처럼 오랜 기간 다양한 채널로 작업을 이어온 퓨추라의 예술 세계이기에,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그의 작품은 더욱 흥미롭다.
이번 전시 ‘HUMBLE SOULS’는 하이브 인사이트 B2에서 시작되는 하이브의 아티스트 콘텐츠들을 체험한 후, 한층 올라선 B1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차분한 감각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퓨추라의 색들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작업들과 어우러져 생동감 넘치는 영감의 장면을 연출한다. 이곳에 더해지는 퓨추라의 캐릭터 작업들은 이번 전시를 위해 방탄소년단과 만나며 새롭게 탄생한 신작들이다. 외계인이나 안드로이드처럼 보이는 형태에서 그가 어릴 적부터 관심을 가졌던 SF 모티브를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은 아니지만, 유쾌하게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비정형적인 현시대 인간의 은유를 담은 듯하다. 각기 다른 색들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선택한 것으로, 작품의 캡션마다 멤버들의 이름이 더해져 그들을 상징한다. 이에 퓨추라 본인의 색을 입힌 조형물도 함께 더해져, 서로의 길을 걷던 그들이 전시장에서 하나로 모인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 서문에서 소개되듯이 이 자리에서 이뤄지는 방탄소년단과 퓨추라의 만남은, 영혼 깊이 내포되어 있는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아티스트들의 조우이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자리에서 고유의 색으로 길을 나아가고자 하는 겸손한 영혼들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로 남아 보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여운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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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BE INSIGHT
TRIVIA
그라피티 아트(Graffiti Art)
그라피티 아트는 주로 벽이나 외부 기물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표현하는 작품이다. 주로 도시의 외부 장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트리트 아트’ 또는 ‘어번 아트’라고도 한다. 현대 그라피티는 힙합 문화를 대표하는 4대 요소 중 하나이며, 초기에는 자신들의 이름이나 낙서를 남기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이미지를 이용해 메시지를 독특하게 표현하는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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